기독교인과 독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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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저널=송광택 목사] 기독교인과 독서생활 »
기독교인의 독서 생활은 어떨까? 독서량에 있어서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한국 성인 1인당 독서량이 192개국 중 166위라는 UN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한국인의 독서량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10명 중 9명은 하루 독서 시간이 10분이 되지 않고 성인 4명 중 한 명은 일 년 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직장인은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채 읽지 못한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표현력을 키우려는 기독교인은 독서생활 하라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의 독서 실태는 어떠할까? 일반인들의 실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기독교 서적뿐만 아니라 일반 서적을 통해 영성과 지성을 키워야 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시대와 역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 지를 알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때 책은 반드시 경건 서적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철학이나 역사, 문학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영적 지도자로서 한 시대의 정신을 이해하고 분별하는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 인문학자 고미숙은 이렇게 말한다. “소박하고도 근원적인 질문들로부터 도망가지 말자. 정녕 사무치게 마주칠 수 있다면, 그것은 다시 세상을 밝히는 촛불이 될 수 있으리라.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는 것처럼.”
독서를 통해 기독교인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떠야 하고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특히 성경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 묵상하면서 ‘근본적 물음’을 다시 물을 수도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늘 듣고 있는 ‘구원’, ‘은혜’, ‘믿음’의 의미 뿐만 아니라 신앙의 대상이신 성 삼위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신학자 한스 큉에 따르면 서양 전통에서 삶의 의미에 관해 최초로 질문한 이는 칼빈이었다. 칼빈은 <제네바 교리문답>을 만들면서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첫째 질문으로 삼았다. 이에 대해 그는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라는 답을 제시했다.
“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많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먼저 사람이 만든 책이 많다는 전제에서 한 말이다. 또한 그 많은 책들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과 기대를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린위탕은 명저 <생활의 발견>에서 말하기를 “평소에 독서하지 않는 사람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자기만의 세계에 감금되어 있다”라고 했다. 이미 언급한대로 독서를 통해 우리는 질문의 힘을 배운다.
우리는 특별계시인 ‘성경전서’를 통해 바른 믿음과 신학의 기본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성경을 한없이 읽어야 한다. 더불어 청교도 명저를 포함한 기독교 고전과 검증된 신앙서적을 통해 성경이해와 신앙의 수준을 심화시켜야 하지 않을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고전이란 인류의 가장 고귀한 생각을 기록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전과 명작은 위대한 주제나 사상에 대해 생각하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이것은 값진 지식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읽는 내용을 기독교세계관의 관점에서 비교하고 대조하는 법을 배워간다면, 독서는 신앙의 자양분도 될 수 있다.
특히 영적 지도자의 독서생활은 신자들의 의식과 행동에 어떤 모습으로든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각 분야의 신학서적은 물론 역사, 문학, 전기에서부터 최근의 베스트셀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들을 가까이해야 한다.
영적 지도자는 시인의 눈을 가져야 한다. 요셉 피퍼는 말하기를 “철학자와 시인의 비슷한 점은 둘 다 경이로운 것, 경이할만한 것, 경이를 환기시키는 것을 취급한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시인은 보일 때까지 응시(凝視)한다. 즉 시인의 눈은 봄(관찰)을 통해 통찰(insight)에 도달하고자 한다. 그리스도인도 성경을 읽을 때, 그리고 아름다운 시를 읽을 때 이런 마음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러시아의 소설가 막심 고리키(1868-1936)는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책을 읽으며 나는 자주 울었다. 책속에 이야기는 너무도 감동적이고 내게 너무도 많은 교훈을 주었다. 동화책에서 날아온 신기한 새들처럼 노래처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책은 삶의 온갖 모습과 풍요로움을 들려주고 선과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질긴 투쟁을 이야기해 주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친절한 영혼이 내 가슴을 채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훨씬 침착해졌고 자신감이 생겨났다. 공부도 한결 잘되었고 삶이 나에게 퍼붓는 수많은 모욕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게 되었다.”
동화 작가 김향이는 말하기를 “열 살 시골뜨기 소녀가 생전 처음 아버지 손목 잡고 도서관 나들이를 했습니다. 그때 읽은 책들이 제 꿈을 키워주었습니다. 책은 희망이고 가능성입니다”라고 했다.
독서는 아름다운 품성을 갖도록 도와준다. 특히 문학 독서는 공감능력이라는 선물을 준다. 더 나아가 뛰어난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는 글의 힘을 배우고, 작가의 길에 도전할 용기도 얻는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펜을 들라. 그리고 쓰라”고 했다. 우리는 말(speech)과 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전은 최고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고전을 가까이하면 최고의 작가를 멘토로 삼을 수 있다.
소설가 양귀자는 “독서를 통하여 미지의 것을 탐색하고 자아를 발견해 가는 과정은 삶의 가장 큰 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을 하나의 나무로 비유한다면 책읽기야말로 절대조건의 밑거름이라는 말에 나는 유감없이 동조한다…. 독서는 그 자체가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책 읽기의 목적이 삶을 고양시키는 것에 있다면,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불행한 한 이웃을 생각하는 것과 버금가게 한다.”라고 말했다.
복음주의 지도자요 설교자였던 존 스토트는 『제자도』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88세의 나이에 마지막으로 펜을 내려놓으면서, 나는 독자들에게 조심스럽게 이 고별 메시지를 보낸다.(중략)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에게 끊임없이 책을 읽으라고 강권하고 싶다. 여러분도 읽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강권하라. 이것이야말로 많이 무시되고 있는 은혜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자극’을 위해 읽고, 고전과 대작을 읽었다. 그 중 리처드 백스터의 전기는 그가 청교도 연구에 열을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에 의하면, 지도자로서 자랑하려는 성향을 스스로 제지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위대한 성도들의 전기를 읽는 것이다.
신앙위인들의 역사는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치하시고 주관하시는 섭리에 대한 여러 모습들의 가장 분명한 흔적이다. 백금산 목사 역시 신앙위인들의 전기를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보물창고’라고 했다. 그 안에 믿음의 선배들의 신앙 유산이 보화처럼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전에 속하는 전기문학이 주는 유익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지도자는 하나님께서 이 시대와 역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 지를 알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때 책은 반드시 경건 서적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철학이나 역사, 문학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영적 지도자로서 한 시대의 정신을 이해하고 분별하는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어떤 지도자는 현대적 언어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신간 소설과 같은 문학을 한 달에 두 권씩 읽는다고 한다. 지도자라면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지도자가 단순히 전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정통하다고 해서 좋은 설교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원리도 깊이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아름답고 오묘한 진리를 누추한 언어로 조잡하게 표현할 순 없지 않은가?
책을 가까이 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제 독서계획을 세우자. 우선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자. 책을 읽을 때에도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 달에 3권을 읽어야겠다고 정해놓으면 책임감이 뒤따르고 성취욕이 생기지 않겠는가?
책을 주제별로 읽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관심 있는 주제가 정해졌을 때, 그것과 관련해서 서로 상반되는 의견을 내는 책들을 읽는다. 다른 입장에서 쓴 책들을 함께 읽으면 균형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 기독교인은 자신의 지성을 계발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 실력을 키우고, 기독교인 필자(저자)로 성장하려는 목표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손 가까이 책을 두자! ◙ Now&Here©유크digitalNEWS
글 송광택 목사/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songrex@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