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증오 범죄 규탄 확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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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애틀랜타 스파 및 마사지숍 3곳에서 20대 백인 총기 난사
경찰은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1)을 체포한 뒤 그가 성 중독에 빠졌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증오범죄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아시아계를 노린 의도적 인종 범죄일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아시아계 사회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월드시사=유크/국제] 아시안 증오 범죄 규탄 확산 중 » 지난 16일 애틀랜타의 스파 및 마사지숍 3곳에서는 20대 백인이 총기를 난사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한인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숨졌다. 이 무차별 총기난사로 숨진 희생자 중 6명은 아시아계로 드러난 가운데 미국에서는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 범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중이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의 ‘킹 수퍼스’ 식품점에서 22일 오후 총격 사건이 발생해 경찰관 1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 등 언론은 이날 미국에서 일주일도 되지 않아 대규모 총격 사건이 2차례 발생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CNN 방송은 애틀랜타에 이어 발생한 콜로라도 참사가 총격 규제 입법에 관한 논쟁을 부를 것 같다며 미국에서 지난 7일 동안 큰 규모의 총격 사건이 최소 7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일주일 사이 발생한 총기 사건은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하지만 애틀랜타 참사는 미국사회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애틀랜타 출신 K팝스타 한국계 미국인 가수 에릭 남은 지난 19일 타임지 사이트에 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AAPI)가 겪는 차별 경험을 통렬하게 지적하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검찰과 경찰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 할지를 여전히 토론하는 동안 나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아시아·태평양계 사람들은 버려진 기분을 느낀다”며 “겪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 우리가 처한 현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함께 살아내야 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차별 경험을 상기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아시아·태평양계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안과 트라우마, 정체성의 위기에 시달리는 경험”이라고 표현한 그는 학창 시절 동급생들 앞에서 교사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기억을 털어놓기도 했다.
에릭 남은 이번 애틀랜타 총기 난사에 인종적 동기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순진하고 그 자체로 인종차별적”이라며 “왜 우리 공동체의 여성들을 당신들의 성 중독 해소 대상이자 희생자로 표현하나. 어떻게 감히”라고 비판하면서, “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 지금 침묵하는 것은 곧 공모이기 때문”이라며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절실히 필요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본격적으로 미국 사회의 반응이 언론에 의해 보도되기 시작한 모양이다. 애틀랜타 연쇄총격사건 관련, 맨해튼서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는데, 19일 뉴욕기독교방송CBSN(대표 문석진) 이민사회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에서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모여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사건을 비롯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가 주최한 아시안 증오범죄 규탄 기자회견이 맨해튼 할렘 전국행동네트워크(NAN)의 정의의집(House of Justice)에서 열렸으며, 이 자리에는 앤드류 양, 스콧 스트링어 뉴욕시 감사원장, 에릭 아담스 브루클린보로장, 마야 와일리, 캐서린 가르시아, 다이앤 모랄레스, 레이 맥과이어, 샤운 도노반 등 뉴욕시장 선거 출마 후보들과 존 리우(민주·11선거구) 뉴욕주상원의원,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 웨인 호 중국인계획위원회(CAP) 회장, 조앤유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사무총장 등 다수의 시민사회·정치권 인사들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사회·정치권 인사들은 공포에 떨고있는 아시안계 미국인들을 위로하면서, 한 목소리로 최근의 아시안 증오범죄에 공동 대응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기자회견을 주최한 샤프턴 목사는 “아시안 증오범죄를 반대하고 규탄하는 데 흑인사회가 동참하겠다”면서 소수민족간 연대를 강조했다. 또 그 이유에 대해서 “우리(흑인사회)가 증오가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아시안 커뮤니티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응원했다.
한편, 한인 커뮤니티는 작년에 흑인차별에 반대하는 시위사태가 확산됐을 당시 흑인사회를 지지하고 한·흑 협력을 모색해온 바 있다. 이 자리에 한인사회 대표로 참석한 찰스 윤 회장은 “한인사회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랜타 총격사건이 발생해 비통한 심정”이라고 전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최근 뉴욕에서도 다수의 아시안 대상 혐오범죄가 발생해 한인을 포함한 많은 아시안계 미국인들이 외출을 꺼리는 등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NCKPC(미국장로교 한인교회총회)총회장 최병호목사는 18일, 아시안들을 향한 혐오범죄에 대한 긴급성명서를 발표했다.
최병호목사는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17,21)는 성서구절을 인용한 다음 “NCKPC를 대신하여 아시안들을 향한 혐오범죄에 대해 총회장 긴급성명서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아틀란타에서 지난 16일 아시안을 혐오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백인 청년 로버트 에런 롱은 총격을 가해 8명을 살해했다. 6명은 아시안이고 그중에 4명은 한인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범죄자 로버트 롱은 침례교 목사의 아들”이라며 “지난 1년간 미국에서 3천292건의 아시안계 혐오사건이 접수되었다. 하루 평균 11건의 아시안계 혐오사건이 일어났다. 욕설과 언어희롱, 침을 뱉는 행위, 폭행,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호목사는 이어 “인종차별과 아시안계 혐오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사순절에 회원교회는 아래와 같은 신앙운동을 추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교회가 로버트 롱과 같은 사람을 만든 것을 회개하자.
2) 마음속의 미움과 증오심이 십자가의 용서와 사랑으로 치유되도록 기도하자.
3) 미국의 가정, 교회, 사회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하자.
4) 미국과 온 세상에 분열, 인종차별, 폭력, 살인이 사라지도록 기도하자.
5) 아틀란타를 비롯한 전국의 혐오범죄 피해자들과 차별 당하는 사람들을 앞장서서 돕자 등이다.
한편, 한국교회언론회는 논평을 통해 “살인은 인류 최악의 범죄이며, 인종차별은 신에 대한 도전이다”며, “한국교회는 유족과 한인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고 발표했다.
기사제휴=뉴욕기독방송(CBSN), 기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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