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없는 인생

16초 후 일어날 상황을 전혀 모른 채 이륙한 비행기

비행기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야 했던 68세의 Danpetrescu, 그의 아내 Claiv Alexander 65세, 아들 Fillippo Nascimbene, 한 살 난 손주 그리고 3명, 이들은 16초 후에 닥칠 순간을 눈곱만큼도 인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 많은 재산과 사업장들을 남겨 놓은 체 마지막 인사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다.

[목양저널=한평우 목사] 내일이 없는 인생 » 루마니아 억만장자 Danpetrescu 부부와 가족의 죽음 앞에 » 누구나 죽기를 두려워하지만, 더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크게 성공한 사람이 아닐 까?
또는 대단히 아름다운 미모로 인기의 정상에 오른 사람도 비슷하겠고—
그들은 죽음의 주자도 두려워하고 가까운 사람의 부고를 받게 될 때 보통 사람보다 훨씬 두려워 떨지도 모른다. 어떻게 일군 성공인데 빼앗겨서는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부자처럼 충분히 누려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일, 오후 13:15분에 밀라노의 리나테(Linate) 공항에서 어느 경비행기가 출발했다. 그 비행기는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는 이태리의 유명한 별장지인 사르데냐의 올비아(Olbia)로 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 비행기는 출발 16초 만에 밀라노의 지하철 3호선 San Donato 종점 부근의 보수공사 중인 빈 건물에 충돌했고 즉시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충천 했다. 현재로는 운전 미숙이나 기계 고장으로 보고 있다.

그 비행기에 타고 있던 사람은 루마니아의 억만장자의 사업가인 Danpetrescu와 부부와 가족이 타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총 8명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대형 슈퍼마켓과 상업 갤러리를 소유한 루마니아의 거부라고 한다.

화려한 별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98세의 늙은 어머니, 항상 자식의 성공을 가슴 뿌듯하게 여기며 자랑했던 어머니였을텐데 말이다. 사랑하는 어머니요, 할머니를 만난다는 아름다운 꿈에 부풀었던 가족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개인 비행기가 아니고 차라리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비행기를 탔더라면 어땠을 까 싶다. 그나저나 왕성하게 일선에서 지휘하던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으니 사후 처리는 어찌 될 지 궁금하다. 오늘 신문에 의하면 상속인으로 98세의 노모가 유일하다고 하니 말이다.

요즈음 코로나가 진정세로 돌아섰으나 그래도 이태리에서는 매일 사망자가 50-60여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매일처럼 우리는 사망자들을 온 몸으로 대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처럼 죽어가는 사람들의 인격체를 숫자로 인식해야 하는 상황을 2년 가까이 대하고 있다. 마치 전쟁터에서 보내오는 속보로, 사망자 몇 명, 부상자 몇 명하는 것처럼— 그래서 요즈음은 누가 죽었다는 뉴스에 익숙해졌고, 덜 공감하게 되었다.

고로 어떤 의미에서는 요즈음에 세상을 떠나는 유명인들은 억울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 도 누가 죽었구나, 그럴 정도로 우리는 간단하게 인식하고 스캔처럼 지나쳐버리게 된다.

놀라운 것은 사고가 일어나는 순간 그 자리를 킥 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간 청년이 있었다고 한다. 간발의 차이로 그 사지를 무사히 통과했는데, 그는 리시버로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너무나 큰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시커먼 연기와 함께 비행기 파편들이 주변으로 흩뿌려졌다 한다. 삶과 죽음이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순식간에 일어나기에 어떤 이는 그 순간을 피하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기막히게 피하게 되니 이 또는 신비한 영역이다 싶다.

현대인은 똑똑하고 많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 앞에 닥칠 찰나를 모르는 우둔한 존재다. 1902년 일본에서 지진으로 3만 명이 갑자기 죽었을 때, 짐승이 죽은 것은 고양이 한 마리가 유일했다고 한다. 짐승들은 재난에 대한 예지력이 뛰어나 큰 지진이나 화산이 터질 때, 미리 알아차리고 대피한다고 한다. 사람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고로 차분하게 준비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은 복 되다 싶다.

평범한 사람이야 갑자기 죽음이 찾아온다 해도 이웃에게 피해를 덜 주겠지만, 큰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국가 지도자, 또는 각 분야의 정상에 있는 사람에게 갑자기 죽음이 찾아올 때 주변 사람들은 큰 혼란이 될 것이다.

비행기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야 했던 68세의 Danpetrescu 와 그의 아내 65세
아들 Fillippo Nascimbene와 아내 Claiv Alexander, 한 살 난 손주, 그리고 3명,
이들은 16초 후에 닥칠 순간을 눈곱만큼도 인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 많은 재산과 사업장들을 남겨 놓고 인사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남으로 이후 벌어질 변화는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유일한 상속인은 98세의 늙은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둘러보면 좀 더 살았으면 하는 분도 많다. 아무리 의학과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한다 해도 가장 중요하고 긴요한 나의 생명에 관한 문제는 캄캄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 걸까.

잘생긴 아들 부부가 환하게 웃는 사진이 실렸다. 16초 후에 일어날 상황을 전혀 모른 채,
그런데 뉴스는 아파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는 덜 중요한 문제를 침을 튀기며 보도하고 있다.

글 한평우 목사/ 본지 목양저널 칼럼니스트(로마한인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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