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잠언ㆍ전도서와 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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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잠언ㆍ전도서>와 더불어 <시편>을 읽어야 하는 이유...
히브리어로 “지혜(호크마)”는 ‘기술’이란 뜻(1:2) 또한 철학적 지혜뿐만 아니라 공학적 기술로 물건을 만드는 걸 포함해… 성경에서 이 단어는 인간 경험의 전 영역을 망라하고 있으면서, 대제사장의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전문적인 기술이나(출애굽기 28:3), 금속 기술을 뜻하는 말로 쓰였습니다 (출애굽기 31:3∼6)
[정이신 칼럼] 5.잠언ㆍ전도서와 시편 » 모세가 사역했던 시대에 히브리민족은 광야를 그냥 떠돌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엄청나게 풍부한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광야를 지나왔습니다. 히브리민족은 가나안에 정착했을 때보다 광야에 있었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히브리민족이 가나안에 정착했을 때, 이게 삶의 모든 걸 규정하는 시금석이 됐습니다.
모세 때 일어났던 말씀의 부흥이 다시 일어난 시기가 다윗이 통치하던 시대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어떻게 이스라엘의 왕이 됐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왕이 되기 전에 하나님이 그를 택하셨다는 이유만으로 도망 다녔는데, 도망 다니면서도 주님의 말씀을 꽉 붙잡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노래했습니다. 이 노래가 <시편>에 수록돼 있습니다.
<1:1>에서 솔로몬만 언급하지 않고 “다윗의 아들”이란 표현을 쓴 건 솔로몬에게 주신 지혜가 다윗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성경 기자가 증언한 것입니다. 솔로몬이 <잠언>을 남겼지만, 그는 다윗의 아들입니다. 이런 면에서 <잠언ㆍ전도서>와 <시편>은 이스라엘 지혜문학의 양 날개입니다.
솔로몬 시대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성도가 하나님의 복을 받으면 대개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님이 내게 복을 주셨으니 ‘이제 복을 즐기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고생하고 가난할 때 붙잡았던 말씀을 더 부흥시키라고 복을 주신 것이니 ‘말씀을 더 붙잡자’라고 말씀의 부흥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가나안으로 히브리민족을 인도하신 건 광야에서 들었던 말씀의 부흥을 더 크게 일으키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을 왕으로 삼으신 이유도 도망자로 살 때 붙잡았던 하나님의 말씀을 더 크게 알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1:1>은 솔로몬이 지혜롭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지혜의 말씀을 더 붙잡으라는 권면입니다.
다윗은 솔로몬이 왕으로 있는 걸 보고 죽었으니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하나님의 말씀을 계속 붙잡지 않았고, 자신의 교만에 취해 살았습니다. 신앙의 모범을 보였던 ‘다윗의 아들’이란 사실을 솔로몬이 망각하고, 이스라엘의 왕으로만 자신을 생각했을 때, 그에게 나타난 건 교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가 <잠언ㆍ전도서>와 더불어 <시편>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솔로몬이 다윗 없이 나올 수 없었듯이 <잠언ㆍ전도서>는 <시편>과 같은 하나님의 찬양이 전제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습니다. <시편>에 등장한 수많은 탄식과 하나님에 대한 찬양, 그리고 주님의 영광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축적돼 나타난 게 <잠언ㆍ전도서>입니다.
그러니 어떤 사람이든지 자신에게 구원의 은혜가 나타났고, 하나님이 주신 지혜가 나타났다면 반드시 이걸 기억하십시오. “그건 그대만을 보고 주신 게 아닙니다. 그대의 선조들이 뿌려놓은 수많은 눈물의 기도 위에 그 은혜와 지혜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지혜가 그대에게 나타나면, 먼저 기독교 신앙의 길로 그대를 이끌어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현하십시오.” 이게 <1:1>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입니다.
히브리어로 “지혜(호크마)”는 ‘기술’이란 뜻도 있습니다(1:2). 이 단어는 철학적 지혜뿐만 아니라 공학적 기술로 물건을 만드는 걸 포함합니다. 성경에서 이 단어는 인간 경험의 전 영역을 망라하고 있으면서, 대제사장의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전문적인 기술이나(출애굽기 28:3), 금속 기술을 뜻하는 말로 쓰였습니다(출애굽기 31:3∼6).
그런데 어떤 사람이 빼어난 물건을 만드는 기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그 일에 전적으로 헌신해서 수십 년 동안 노력한 결과로 얻습니다. 따라서 이 단어가 기술이란 뜻으로 쓰일 때는 ‘오랜 기간의 노력이 있었다’란 의미가 포함됩니다.
다른 사람은 겉으로만 그 기술의 시현을 볼 뿐입니다. “생활의 달인”이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 여기에 출연하는 달인들의 기술이 눈으로 보기에는 쉬워도 같은 기술을 다른 사람들이 흉내 내기 힘듭니다. 가끔 텔레비전의 PD들이 쉬워 보이니까, 자신도 한번 시연해 보겠다고 나섰다가 낭패를 당합니다.
그들처럼 우리가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남들이 흉내 내기 힘든 기술적인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모방해 버리기에 본인이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가치가 금방 떨어집니다. 그 사람만 이런 일을 할 수 있어야 가치가 올라가는 법인데,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이런 일을 할 수 있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그 기술은 빛을 보기 힘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성령님이 주는 지혜가 이와 비슷합니다. ◙
글 정이신 목사/ 본지 칼럼니스트/ 아나돗 공동체 위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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