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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저널= 송광택 목사] 주님 진리를 제 가슴에 심으시어 » 야콥 뵈메(Jacob Boehme, 1575-1624) »
야콥 뵈메(Jacob Boehme) “진리 안에서 누리는 자유”
야콥 뵈메(Jacob Boehme, 1575-1624)는 독일의 기독교 신비주의자요 신학자이다. 그는 당대의 많은 이들로부터 독창적인 사상가로 여겨졌다. 뿐만 아니라 <아우로라>(Aurora)로 알려진 그의 첫 저서는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이름의 영어 표기(Boehme)는 독일어(Böhme) 발음에 가깝게 옮긴 것이다…
오, 하나님
예배하는 이 시간, 그리고
오늘과 내일, 저희를 다스리시어 언제나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소서.
주님 말씀을 제 머리에 넣으시고,
주님 진리를 제 가슴에 심으시어,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모든 거짓과 속임수에서 벗어나
어찌하든지 선하고 정의로운 것을 따르게 하소서.
오, 하나님.
깨끗한 가슴과 지혜로운 머리를 주시어
주님의 뜻을 따라 일하게 하소서.
저희에게 선물로 주신 재능을 잘 깨달아
긍지와 감사로 자신의 일에 힘쓰게 하소서.
욕망과 탐욕, 질투와 경쟁심에서 벗어나
주님께서 제게 주신 일거리를 기쁘게 감당하게 하소서.
저희로 하여금 그 일들을 행하면서
가난하고 슬픈 이들을 섬길 방도를 찾게 하소서.
행복하게 일하며 겸손히 섬기게 하소서.
주님이 주신 힘으로만 일하고
주님의 힘 아니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음을 깨우쳐주소서.
오, 하나님
저희 눈을 밝히시어
그 어떤 곁길로 빠져들지 말고
주님이 이끄시는 길만 곧장 보게 하소서.
저희 마음을 정결하게 하시어
흐트러진 마음 추슬러
오직 생명 향한 열정으로 살게 하소서.
뵈메는 1575년 3월 8일, 신성로마제국의 알트 자이덴베르크 (Alt Seidenberg)에서 태어났다(오늘날 그 지역은 폴란드에 속한 지역이다). 그의 아버지 조지 비센(George Wissen)은 루터교도였고 비교적 부유한 소작농이었다. 뵈메는 다섯 자녀 가운데 넷째였다. 뵈메의 처음에 양치기 소년으로 일했다. 그러나 그는 농사일을 하기에는 몸이 허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열 네 살 때 뵈메는 자이덴베르크(Seidenberg)로 가서 구두수선공 도제(徒弟)가 되었다. 도제로서의 삶은 아주 고된 것이었다.
그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규칙적으로 기도하고 성경을 읽었고 또한 필리푸스 파라셀수스(Philippus Aureolus)와 카스파르 슈벵크펠트(Kaspar Schwenckfeld) 같은 환상가들의 책도 읽었다. 도제 생활 3년 후 그는 여행을 떠나는데, 그가 얼마나 멀리 갔는지는 알려져있지 않다. 그는 최소한 괴를리츠(Görlitz)까지 여행을 한 듯 하다.
후에 그는 마틴 묄러(Martin Möller)가 조직한 “하나님의 참된 종들의 비밀집회”(Conventicle of God’s Real Servants)에 가입했다.
베뫼는 젊은 시절에 많은 신비 경험을 했는데, 1600년 그 체험은 정점에 도달했다. 어느날 그는 백랍(白蠟) 접시에 반사된 햇빛의 정교한 아름다움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는 이 환상이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 선과 악의 관계, 그리고 세계의 영적 구조를 그에게 계시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일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충실하기도 마음 먹었다.
1610년 베뫼는 다른 환상을 보게 되었고 우주의 동일성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으며 자신이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1600년의 첫 환상을 본지 12년 후, 베뫼는 그의 첫 책 <아우로라>(Aurora)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그 자신을 위해 이 책을 썼으나 완성하지는 못했다. 이후에도 집필을 계속한 그는 경건주의나 독일 관념론 등 근세의 독일 사상뿐만 아니라, 근대의 신비학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도문에 가까운 이 시에서 야콥 뵈메는 어둠이 아니라 빛을 추구하고, 악이 아니라 선을 따르고자하는 자신의 소원을 먼저 아뢰고 있다. 그는 주님이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한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진리가 먼저 그의 머리와 가슴에 자리 잡고 뿌리 내려야 한다. 이를 통해서 모든 거짓과 속임수와 유혹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콥 뵈메는 구두를 만드는 일을 하기도 했다. 도제로서 고된 시간을 경험하였다. 그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든지 ‘깨끗한 가슴과 지혜로운 머리’로 주님의 뜻을 따라 일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모든 재능은 하나님의 선물이기에 ‘긍지와 감사로’ 자신의 일에 힘써야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요구된다. 일을 하되 그는 ‘욕망과 탐욕, 질투와 경쟁심에서’ 벗어나기를 소원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동을 통해서 ‘가난하고 슬픈 이들을 섬길 방도’를 찾고자 한다. 그리고 “주님의 힘 아니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음을 깨우쳐주소서”라고 아뢴다.
이 기도문은 우리의 눈이 밝아져야 그 어떤 곁길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때에야 우리는 주님이 이끄시는 길만 곧장 보게 된다. 그리고 우리 마음이 정결하게 되어야 흐트러진 마음 추슬러 ‘오직 생명 향한 열정으로’ 살아 갈 수 있음을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야콥 뵈메는 ‘신비로운 경험’을 한 기독교 신비주의자이다. 그는 당대의 교회 지도자로부터 의심을 받아 추방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독창적인 사상을 통해 기독교 신앙과 신학의 깊은 차원을 드러내려는 시도를 했다. 그의 신학 체계는 단순하지 않으나, 이 기도시에 나타난 그의 속마음은 투명할 정도로 순수하고 단순하다. 그는 진리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자 한 영성가였다.
진리를 추구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라비 재커라이어스
사진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oehme_Portrait_1730.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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