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정치적 성향, 동 연령대 일반 국민 비해 보수적!
[한국인의 정치 갈등 의식 조사] 담임목사 정치적 성향, 동 연령대 일반 국민 비해 보수적! »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넘버스193 »
주 연령대 50대 이상 담임 목사 경우 보수적 성향 강해…
이번 <넘버즈 193호>에서는 우리 사회의 정치 갈등의 실태와 원인, 그리고 개신교인의 정치 성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집단갈등과 정치 성향을 이해하고 목회에 참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정치적 동물이다… 그리고 인간은 유일하게 언어를 지닌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 나오는 이 두 문장은 오늘까지도 인간을 정의하는 표현으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 정치는 개인과 집단 간의 이익, 가치, 목표를 조율하고 규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를 위해 인간은 정치적인 활동을 통해 권력을 얻고 행사하며,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경쟁한다. 언어와 지능을 가진 인간이 사회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활동이 바로 정치인 셈이다. 정치적인 이념과 가치 체계에는 ‘보수’와 ‘진보’라는 상반되는 방향성이 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개신교인일수록 전통과 안정, 권위를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기 마련인데, 주 연령대가 50대 이상인 담임 목사의 경우 보수적 성향이 일반 국민은 물론 동일한 연령대에서도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 주목할 만하다.
01. [집단 갈등과 혐오 실태] 집단 간 갈등 중 ‘이념 갈등’ 가장 심각해!
‣ 몇몇 주요 갈등 집단을 제시하고 각 집단 간 갈등 정도(심각도)를 확인한 결과,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 갈등이 심각하다는 의견이 8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외에 ‘빈부’ 간의 갈등과 ‘세대’ 간 갈등도 각각 78%, 66%로 높은 편이었다.‣ 갈등이 심각한 집단 간에는 얼마나 불편함을 느낄까? ‘나와 지지정당이 다른 사람’ 즉, 위에서 보면 ‘진보와 보수’일 수 있는데 이 경우 40%가 ‘불편하다’고 응답했고, ‘나와 경제적 지위가 다른 사람’은 앞선 응답의 절반 가량인 27%가 ‘불편하다’고 답했다.
1-1 우리 국민 대다수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혐오 심각하다고 느껴!
‣ 우리 국민의 대다수(91%)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 갈등 수준’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는데, 이런 사회적 갈등 문제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 등에 대한 혐오로도 이어져 ‘온·오프라인 상 혐오표현의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1-2 심각한 혐오표현, 정치·이념·종교 유형이 가장 많아!
‣ 혐오표현이 심각하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심각한 혐오표현 유형에 대해 물은 결과(1+2+3순위 기준), ‘정치·이념·종교 관련’(62%)과 ‘성별 관련’(61%)을 꼽은 비율이 ‘연령’, ‘성 정체성’, ‘인종’, ‘장애’, ‘지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1-3 우리 국민 10명 중 6명 이상, ‘갈등 발생은 갈등 조장하는 세력 때문’!
‣ 우리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우리 사회 집단 간 갈등이 ‘갈등 당사자 간 입장 차이나 이해 대립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응답했고, 그 외에 ‘법과 제도 부족’이나 ‘소통 문제’를 꼽은 비율은 각각 20%, 16%였다.
‣ 또, 집단 간 갈등은 ‘사회발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응답(37%)보다는 ‘갈등을 부추기는 집단이 세력 때문에 발생한다’(63%)는 입장이 2배 가까이 높았다.
2. [정치 갈등 실태] 다른 정당에 대한 비호감도, 호감보다 7배 높아!
‣ 우리나라에서 각각 보수와 진보로 일컬어지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자들이 상대 정당에 대해 품고 있는 호감도는 어떠할까? 서로 호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10% 이하로 저조했고, ‘국민의힘 지지자’의 62%,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74%가 상대 정당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응답했다. 다른 정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7배 이상 높은 것이다.
2-1 상대 정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미국, 영국 등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
‣ 다른 국가도 상대 정당에 대해 높은 비호감을 보일까? 상대 정당에 대한 비호감도를 물어본 결과, 양당 구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경우 앞서 언급한 한국의 비호감도(‘국민의힘 지지자’ 62%, ‘민주당 지지자’ 74%) 대비 높았고, 반면 정당 간 연합정치 경험이 있는 독일만 20%대 이하의 낮은 수준을 보였다.
2-2 정치적 반감의 대상, 정치인보다는 ‘인터넷 정치글 작성자’!
‣ 정치적 반감이 어떤 대상을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우리 사회 주요 집단을 나열하고 이들 각각에 대한 정치적 반감 정도를 물어본 결과, ‘(나와 정치적 의견이 다른) 인터넷 정치글 작성자와 댓글러’가 6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정치 시위, 집회 참여자’ 61%, ‘유튜버 등 정치 콘텐츠 크리에이터’ 61% 등의 순이었다.
‣ 정치적 반감은 ‘정치인’이나 ‘언론사, 기자’(기존에 정보 전달을 장악했던 대중매체) 등보다 나와 의견이 다른 온라인, 뉴미디어상 행위자에게 보다 더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3. [정치갈등의 원인과 견해] 정치갈등의 원인, 지지 정당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
‣ 정치갈등의 원인은 어디서부터 비롯될까? 전체적으로는 ‘극단적 진영 논리에 따른 정치극단주의’(45%)와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42%)를 가장 큰 원인으로 들었다.
‣ 지지정당별로 보면 원인으로 지적하는 것이 판이하게 달랐는데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자는 ‘극단적 진영 논리에 따른 정치극단주의’(66%)를 1위로 꼽은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69%)를 가장 많이 꼽아 양당 지지자 간 큰 인식 차를 보여주었다.
3-1 국민들의 정치적 입장 차이 커서 위험하고 불안한 수준이다, 68%!
‣ 우리 사회의 정치적 입장 차이에 대한 4가지 견해 중 어떤 주장에 가장 공감이 가는지를 물었더니 ‘국민들의 정치적 입장 차이가 너무 커서 사회에 위험한 수준이며(19%),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49%)’에 3명 중 2명 이상이 공감하고 있었다. 반면 정치적 입장 차, 즉 이념갈등이 심각하지 않다(문제될 정도 아니다+입장 차 거의 없다)는 의견은 27%에 그쳤다.
4. [정치 갈등 실험실] 지지 정당이 다른 배우자 불편해, 40%!
‣ 서로 다른 당을 지지하는 지지자가 결혼하거나 친구가 되는 등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면 어떨까? 이에 한국의 가장 큰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4가지 관계를 제시하고, 각각의 상태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을 확인했다. 그 결과, ‘나 또는 내 자녀의 배우자가 되는 것’에는 양당 지지자 모두 각각 40%가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절친한 친구’로 지내는 것 역시 ‘불편하다’는 응답이 10명 중 4명 수준이었다.
‣ 배우자, 친구 등 친밀한 관계일수록,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가 높았다.
5. [개신교인의 정치 성향] 개신교인이 일반국민보다 더 보수적이다!
‣ 일반국민과 개신교인의 정치적 이념 성향은 어떤 차이점을 보일까? 전반적으로 볼 때 개신교인이 일반국민보다 보수적 성향이 더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5-1 담임목사의 정치적 성향, 동 연령대 일반국민에 비해 보수적!
‣ 담임목사(50대 이상)의 정치적 이념 성향은 동일 연령대(50대 이상)의 일반국민 대비 보수의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 주목된다.
‣ 부목사의 정치적 이념 성향은 동일 연령대의 일반국민(30~40대) 대비 보수, 진보 둘 다 높아 전반적으로 정치 성향이 더 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5-2 보수 개신교인, 보수 성향에 영향 미친 사람은 언론/부모 > 교회 지인/목사와 유튜브!
‣ 개신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보수층에게 보수 성향에 영향 미친 사람이 누구인지 질문했다. 누구한테도 영향받지 않았다는 응답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언론’, ‘부모’가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교회 지인/목사님’이 높아 주목된다.
‣ 보수 개신교인이 뉴스/정보를 입수하는 주 경로는 ‘방송 뉴스’가 38%로 가장 많았다.
시사점
한국 사회에는 다양한 갈등 요소가 존재한다. 2000 년대 초반만 해도 지역 갈등이 가장 심했지만, 지금은 이념 갈등이 가장 큰 갈등이다. 정치 이념 갈등, 빈부 갈등, 세대 갈등, 지역 갈등, 남녀 갈등 등 5개 갈등 요인 가운데 지역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4 위였고 1위로 나타난 갈등이 진보와 보수의 갈등, 즉 정치 이념 갈등이었다. 이 갈등은 단순한 견해 차이를 넘어서 ‘나와 지지 정당이 다른 사람’이 불편하다고 할 정도로 심화하였다. 심지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상대 당 지지자가 ‘나 혹은 자녀의 배우자’가 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는 비율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40%)였다.
정치적 갈등이 인간관계를 멀리 할 정도까지 심화한 것은 정치적 견해가 진영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견해 차이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서로 조정과 타협을 할 수 있지만, 이것이 진영화되면 상대방은 무찔러야 할 ‘적’으로 규정되고 타협은 배신으로 낙인을 찍는다. 그래서 정치는 점점 극단화의 길로 치닫게 되었다. 정치가 극단화 될수록 진영 참여자 간의 동질감은 공고화 되면서 진영의 벽은 더 높이 쌓아 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었다. 정치적 입장은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많이 형성되는데, 인터넷에서 알고리즘에 의해 내가 관심을 가지는 콘텐츠가 내게 집중적으로 노출되어 정보의 편식성이 강화된다. 사회적 소통은 정보의 균형적 교류로 형성이 되는데 정보를 편식할 경우 사회적 소통은 단절되어 자기만의 성에 갇혀 살면서 자기 세계만이 옳다고 하는 신념이 더 굳어지는 것이다.
정치적 갈등, 진영화는 이를 조장하는 세력에 의해 더 촉진된다. 한 진영 편에 선 개인은 자기 입장을 지지하고 강화하는 정보를 접하면 반가운 마음에 적극 적으로 반응한다. 그래서 이를 악용하는 유튜버들이 많다. 클릭 수가 곧 자기의 경제적 이해에 직결되는 사업 구조를 가진 언론과 유튜버들은 더 일방적으로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고, 제목과 내용에 끌린 독자들은 그 뉴스 콘텐츠를 클릭하여 언론과 유튜버가 돈을 벌게 해준다. 이렇게 돈을 번 언론과 유튜버는 점점 강화된 진영 메시지를 전달한다.
정치 이념 갈등은 이미 교회 안에 들어와 있다. 설교와 기도 가운데 특정한 정치적 성향이 보일 경우 이에 대한 실망과 반발이 늘어나고 있다. 한 조사 연구에 따르면 3040세대가 교회에 출석하는데 장애 요인으로 목사의 정치적 설교, 성도들의 정치적 언행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굳이 이 데이터를 들지 않더라고 우리 주위에서 자기의 정치적 견해와 교회 다수의 견해가 달라서 교회를 나가지 않거나 떠난 사례는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교회에서의 정치적 견해 표명은 교회 공동체의 화합을 깨뜨릴 수 있다. 정치적 견해 표명은 상대방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하고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정치적 관심을 안 가질 수는 없다. 영적 세계와 현실 세계가 통합된 통전적 신앙을 가진 우리에게 정치는 신앙적으로 접근해야 할 중요한 영역이 다. 성경이 가르치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지향하는 그리스도인은 그것을 실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는 수단에서 정치적 견해와 이념이 다를 수 있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으로 직접적인 복지 예산을 늘리느냐 아니면 기업을 성장시켜서 간접적으로 지원하느냐에 따라서 정치 노선이 갈린다. 국민을 북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북한과 평화 관계를 맺어서 실현하느냐 아니면 압박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느냐 는 데에서는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 공동체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적 목표를 제시 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향과 노선에 대해서는 각자 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가 불편하지 않도록, 공동체 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각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사 표명에 신중해야 한다. 그것이 교회 공동체의 화합을 이루는 길이다.
1) 목회데이터연구소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 ‘3040세대의 신앙생활탐구’, 2022. 12.
출처: 넘버즈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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