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길을 가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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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저널=정이신 목사] 바른길을 가지 않는 사람 » 69회
이스라엘 사람에게 주어졌다는 데 독특한 메시지 담겨…
<6장>에 나온 내용은 세상의 어느 곳에서나 들을 수 있는 평범한 교훈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고대 이스라엘 사람에게 주어졌다는 게 우리에게 말하는 독특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이스라엘 사람은 담수호 위에서 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은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자기 주위에 있는 물을 떠서 정수해 마시면 되는 처지였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는 바닷물 위에 있는 것과 같은 처지였고, 특별한 장치로 정수해야 마실 수 있는 물을 늘 쳐다보고 살았던 입장이었습니다. 이게 가져온 삶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바다에는 많은 물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금이 함유돼 있기에 우리가 마실 수 없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여객선은 사람들이 마실 수 있는 물을 아주 많이 준비하고 출항합니다. 물 위를 여행하고 있으면서도 따로 마실 물을 준비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배를 타고 여행하는 일에는 늘 따라 다닙니다.
바다 위를 항해하던 여객선이 강으로 들어서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바닷물과 달리 짠맛이 아니기에 배 밑에서 물을 길어 정수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닷물도 정수해서 쓸 수 있지만, 방법이 훨씬 더 까다롭습니다. 예를 들어 옛날 해적들이 배를 탈취했지만, 바닷물을 정수해서 먹는 법을 몰라서 죽을 지경이 됐습니다. 그래서 바닷물을 정수하는 법을 아는 원 선장에게 지휘권을 다시 넘겼고, 이를 이용해 선장은 항로를 몰래 조정해 저들을 붙잡은 일도 있습니다.
<6장>에 나온 내용은 세상의 어느 곳에서나 들을 수 있는 평범한 교훈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고대 이스라엘 사람에게 주어졌다는 게 우리에게 말하는 독특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이스라엘 사람은 담수호 위에서 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은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자기 주위에 있는 물을 떠서 정수해 마시면 되는 처지였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는 바닷물 위에 있는 것과 같은 처지였고, 특별한 장치로 정수해야 마실 수 있는 물을 늘 쳐다보고 살았던 입장이었습니다. 이게 가져온 삶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6:1∼3>에 나온 것처럼 하나님이 보증을 서지 말라고 하신 것이기에 이스라엘 사람은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그의 자식들에게만 이런 말을 했다고 보기 힘듭니다. 왕의 아들이 보증을 설 리 없기에 <잠언> 기자들이 삶에 통용되는 보편적인 교훈으로 이것을 정리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보증을 서게 될지라도 이 말씀을 기억하며 미리 후유증에 대비했습니다. 이미 보증을 선 순간부터 하나님의 말씀처럼 위험이 자기 주변에 있다는 걸 받아들였고, 보증을 서는 대상을 구별했습니다. 이런 의미는 히브리어로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6:1>에서 “이웃”은 ‘레아’로 가까운 사이든, 우연히 만난 사이든 ‘친구ㆍ이웃ㆍ동료’고, “남”은 ‘주르’로 잘 모르는 낯선 사람뿐만 아니라 ‘나그네ㆍ타인ㆍ외국인ㆍ창녀ㆍ불법적인’이란 뜻입니다. 히브리어에서 말하고 있듯이 외국인이나 창녀를 위해 보증을 설 수는 없고, 보증의 대상에 가족이 들어가 있지도 않습니다. 가족은 그냥 나누는 존재지 보증을 서주는 대상이 아닙니다.
<6:1∼3>을 보면서 우리는 보증을 서준 쪽이든 그렇지 않은 쪽이든 꼭 후유증을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에서 금지한 사람에게 보증을 서준 사람의 처지에서는 성경의 가르침을 어기면서도 의리를 지키려고 한 것이니 혹 돈을 떼이면, ‘그럴 줄 알았다’라고 툴툴 털고 일어서야 합니다.
또 떼일 각오를 하고 보증을 서주는 것이기에, 아무리 친한 사이일지라도 자기가 서 줄 수 있는 보증의 범위를 미리 정해둬야 합니다. ‘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전 재산을 담보로 보증을 서주는 일은 매우 위험합니다.
이제 보증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문자적인 의미입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돈은 빌려주지 마십시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빚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입니다. 이는 딱한 사정이 아니라 사람의 욕망이 개입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 재산을 빌려주면 안 됩니다. 성경은 이런 보증을 서지 말라고 합니다.
제가 청소년기를 보냈던 1970∼80년대에는 고향 친구의 보증을 서줬다가 하루아침에 모든 재산을 날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변에 꽤 많았습니다. 딱한 사정이었고, 어쩔 수 없이 서 준 것이었는데 결과는 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장은 자신의 가족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고향 친구의 사정을 자신의 가족보다 우선했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둘째,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장래를 온전히 책임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섣불리 다른 사람의 미래를 같이 책임지자고 나서지 마십시오. 성경은 아직 도래하지 않는 미래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빚을 갚게 되는 일은 미래의 일이기에 하나님이 역사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갑자기 그 사람에게 하나님처럼 등장해서 이런저런 일을 다 맡아 주면 인간이 해야 할 일의 범위를 넘어서게 됩니다. 성경은 이런 일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각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하나님 앞에서 책임지는 것이고, 내가 다른 사람의 인생 전체를 책임져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무리하게 그런 일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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