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편인가? 거짓의 편인가? 이제 결정하라.”
[에디토리얼=이창배 목사] “진리의 편인가? 거짓의 편인가? 이제 결정하라.” »
날 저물어 가는 한 해의 길목에 서서 디오게네스의 등불을 떠올린다.
전쟁과 기근과 지진과 재난이 종말의 징조인 양 전 지구촌에 확산 중이다. 정치, 사회, 경제… 종교 그 어떤 예외도 없이 폭풍전야와 같은 데 안전불감증일런가? 걱정도 병이라, 쓸데없는 헛소리나 한다니 어쩔까?
어느덧 11월, 한 해를 마감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그런 시간이다. 지난 3년여 코로나 팬데믹을 마감한 지 불과 수개월 지나지 않았는데 세상은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지난 일은 뒤돌아볼 새도 없이 앞을 보며 달려간다. 마주 달려오는 폭주 기관차가 생각날 만큼 세상은 언제 무엇이 터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정신없이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동의 화약고가 또 터졌다. 미처 러시아의 침공으로 야기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도 전이다. 이번 사태로 세계의 이목은 이스라엘 땅으로 집중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뒤숭숭하다. 전쟁과 기근과 지진과 재난이 종말의 징조인 양 전 지구촌에 확산 중이다. 정치, 사회, 경제… 종교 그 어떤 예외도 없이 폭풍전야와 같은 데 안전불감증일런가? 걱정도 병이라, 쓸데없는 헛소리나 한다니 어쩔까?
우리의 가장 가까운 윗동네 북한은 늘 최악의 위기를 조장하고, 이 위기를 극적으로 극복하는 영웅담으로 수령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선전한다. 예나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들은 위기를 키워 먹고산다. 그러니 그런 끔찍한 이웃을 지척에 둔 채 살아온 우린 웬만한 위기 따위엔 그저 눈도 꿈쩍거리지 않는다. 배짱만 커졌나? 하기야 멀쩡한 외모로, 대단한 직위로, 양심을 팔고 속이는 이런저런 못된 양치기 소년 같은 무리가 우리 사회엔 너무 많다. 특히 정치가 문제고, 입법, 사법 할 것 없이 전반적 시스템의 문제로 썩은 냄새를 풍긴 지 오래다. 피노키오 코처럼 거대한 콧대를 가진 이들의 숱한 흰소리에 마냥 속으며, 속고, 속아 넘어가고, 또 속았기에, 그 면역성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그 피로도가 쌓이고 쌓여 종래엔 사람의 의식과 양심까지 마비시킬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 교회가 이 시대 양심의 최후 보루가 될지 말지, 지금이 그것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어쩌면 늦었을 테고, 마지막 기회일 터이다. 아, 진리에 목이 탄다.
대낮에도 등불을 켜고 됨직한 인간을 찾던 디오게네스의 일화가 떠오른다. 없는 게 없는 이 세상, 눈에 차고 넘쳐 모자랄 것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영적으로는 이미 어둠이 짙은 밤이다. 정작 진리의 등불을 켜 높이 달아야 할 때 침묵하는 교회는 대체 어떤 교회인가?(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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