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이신 주께서
[말씀송에세이=이요한 감독] 한 분이신 주께서 » 긴 겨울 뜨거운 바람 시리즈 3회 »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아름답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ᆢ….. (로마서10:12-13,15)
이 말씀송은 3년 전에 작곡했다.
그날은 고려대학교의 합격자 발표 날이었다. 사랑하는 조카딸 준이의 합격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나는 고대했던 소식을 듣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나는 골방으로 들어가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준이를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 말씀인데 그날은 곡조가 붙여지고 있었다.
23년 전 그 어느 날을 회상(回想)해 본다.
당시 나는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한인 라디오를 진행하는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서울이었다.
여동생이 아기를 낳기 위해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했다. 누나의 울음 섞인 목소리엔 기적이 필요하니 기도해 달라는 간절함이 배어있었다.
지금 산모의 건강상태가 몹시 위급해 산모와 아기 중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동생에게 림프 계통의 심각한 병이 발견되었지만 임신중이라 약을 쓸 수가 없어서 오직 믿음으로 버텨냈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둘 다 위험할 수 있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태라고 하고, 산모는 자기의 목숨은 잃어도 좋으니 아기를 살려달라고 유서까지 쓴 상태로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뻔히 불 보듯 지금 서울의 상황이 느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소경 바디매오의 눈을 뜨게 하셨고,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주님! 38년 된 중풍 병자를 일으키시고, 12년 된 혈루병 여인을 치료하셨던 구원의 예수님! 지금 서울 신촌으로 찾아가 주옵소서. 제 동생과 배 속의 아이, 둘 다 살려주시옵소서.
나는 얍복강 나루의 야곱처럼 급한 기도를 하늘에 쏘아올렸다.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렘29:11)”
나는 많은 말씀을 기도 속에 인용했다. 말씀을 암송하고 있는 것은 큰 힘이자 무기(武器)다.
나는 계속 동생을 변호(辯護)했다. 공부밖에 몰랐던 아이입니다. 연상연하 커플로 양가의 반대가 심했던 탓에 맘고생 많이 했고, 어렵사리 수학 학원을 차려 두 부부가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나서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데…. 그 들의 삶이 이대로 꺾이지 않도록 붙들어 주옵소서.
한참을 기도하는 데 말씀 한 줄이 나의 온몸을 휘감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바로 로마서 10장 13절의 말씀이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For whosoever shall call upon the name of the Lord shall be saved) 나는 이제 다른 미사여구는 필요 없어졌다. 하나님이 지금 이 말씀을 주셨으므로 나는 믿음으로 붙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맞습니다. 주님! 주 예수를 믿다마다요 그러니 제 동생을 구원해 주십시오.
무릎이 끊어질 듯 아려왔다. 그러나 기도를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서울이었다.
…. ….
주님 앞에 진 이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까! 원고를 쓰는 지금도 나는 그때의 환열(歡悅)에 눈물이 난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준이”이다.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쉽게 말해 엄마의 나쁜 병원균을 아기가 모두 가지고 나왔다고 한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준이는 하나님과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쑥쑥 잘도 커 주었고, 잘생긴 남동생(기준)을 보았다.
준이가 수능시험을 보던 날! 나는 교회 수험생 기도회에 참석해 시간표를 앞에 놓고, 첫 시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모세처럼 손을 높이 들고 기도했다.
우리 가정을 잘 알고 있는 교회 식구들은 수능시험을 보는 감춰둔 딸이 있느냐고 농담을 건냈다.
나는 ‘예, 딸하나 감춰뒀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후 하나님은 내게도 준이처럼 예쁜 딸을 주셨다. 하는 행동이 어쩌면 그렇게 준이와 쏙 빼닮았는지……. 요사이 말씀송 콘서트로 교회에 초청을 받아가노라면 우리 가족은 이 말씀송을 중간쯤 순서에 넣는다. 아빠는 기타를 치고, 엄마는 찬양을! 우리 딸(민희)은 준이 언니의 이야기를 엮어 내레이션을 담당한다.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이렇게 아름다운 표현이 또 있을까. 말씀에 곡을 붙이는 이 은혜여!
<다음 호에 계속>
글 이요한 (작, 연출가)
연세대 언론홍보 대학원 졸업. 한기문예총 예술 총감독 역임. 100여 편의 말씀송을 작곡하여 금주의 말씀 송(유튜브 검색)으로 발표. 연극 야곱, 뮤지컬 갈릴리로 가요 등
◙ Now&Here©ucdigiN(유크digitalNEWS)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으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