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정을 위해 화목제를 이용하지 마라

[교육저널=정이신 목사] 욕정을 위해 화목제를 이용하지 마라  » 81회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신랑ㆍ신부의 관계로 비유해…

구약성경은 하나님을 남편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안해로 비유한 곳이 많습니다. 또 신약성경은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신랑ㆍ신부의 관계로 비유해 설명했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하나님의 백성이 주님을 떠나 다른 우상을 숭배하는 일은 본문처럼 한 여자가 자신의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유혹하는 것과 같습니다…

남자가 헷갈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자가 화목제(和睦祭)를 드렸다고 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앞에서 했던 행동을 보면 여자가 창녀 같았는데, 화목제를 드리고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실행했다고 하니 ‘이 여자가 과연 누구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화목제를 드렸다고 하니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고, 서원한 것을 실행했다고 하면서 서원한 것으로 남자와 교제를 하려고 한다고 하니 그 신앙심도 상당히 깊어 보였습니다(7:14∼15). 게다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당시에 최고로 좋은 것으로 침실을 꾸며 놨습니다(7:16∼17).

조선 시대 중국의 비단이 최고였던 것처럼 당시에 이집트에서 만든 무늬 있는 이불도 최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탄의 작전입니다. 사탄도 인간을 유혹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것일지라도 사탄이 주는 낚시의 미끼는 절대 삼키지 말아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11:14>을 보면 사탄도 빛의 천사로 가장합니다. 그리고 현대의 교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교회 안에도 하나님의 뜻으로 이런 일을 한다고 거짓으로 포장해 성도를 속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처음에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자신이 육신을 쓴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사이비ㆍ이단 교주들이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야고보서 2:19>에 나온 것처럼 귀신들도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천연덕스럽게 자신이 이렇게 하는 일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고, 화목제를 드려 서원한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거짓말입니다. 구약성경에서 화목제는 이런 일을 하라고 드리는 제사가 아닙니다.

화목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거나 서원해 즐겁게 드리는 의미로 소를 잡아 공동체 안의 모든 사람과 같이 나눠 먹는 제사입니다. 그래서 화목제의 특징은 나눔에 있습니다(레위기 7:11∼21).

구약 제사에서 번제의 제물은 모두 태워 하나님께 드렸고, 소제ㆍ속죄제ㆍ속건제의 경우 하나님께 바치는 부분을 제외하고 제물의 나머지 부분은 제사장이 가져갔습니다. 그러나 화목제는 달랐습니다. 제물의 기름은 하나님께 불태우고 가슴과 오른쪽 뒷다리는 제사장에게 줬지만, 나머지는 제물을 바치는 사람이 이웃과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그래서 화목제를 드리는 날은 잔치가 벌어져 모두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 화목제는 동기와 목적에 따라 감사제(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릴 때), 서원제(서원한 예물을 바칠 때), 자원제(낙헌제: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자발적으로 드리는 제사)로 분류합니다. 감사제는 반드시 그날이 지나기 전까지 제물을 다 나눠 먹어야 하고, 서원제나 자원제(낙헌제)는 그다음 날까지 나눠 먹어야 합니다. 만일 사흘째 되는 날까지 제물이 남으면 그건 먹지 말고 불태워서 없애 버려야 합니다. 이것을 어기면 드린 제사가 무효가 됩니다.

그런데 구약시대에 나눔의 의미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구약 제사에서 제물로 바치는 소 한 마리는 보통 800∼900kg이었습니다. 제사장에게 제물의 가슴과 뒷다리 하나 떼어 줘도, 아직 이웃과 나눠야 하는 고기의 양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이것을 하루 이틀 사이에 모두 나누려면 자기가 좋아하는 한두 사람만 가지고는 불가능했습니다.

원수같이 싫어하는 이웃이 있어도 그들과 같이 나눠야 했습니다. 이는 소를 제물로 바쳤을 때는 마을 사람 모두와 나눔이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나눔 속에서 하나님과의 관계성뿐만 아니라 불편한 이웃들과도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이 여자는 지금 남자에게 자신이 드린 화목제물을 같이 나눠 먹자고 했습니다. 하나님께 드린 것이고, 율법에도 화목제는 나눠 먹으라고 했으니 같이 나눠 먹자고 남자를 유혹했습니다. 그런데 사이비ㆍ이단 교주들의 왜곡된 주장처럼 이 여자가 말한 성격의 화목제는 성경 어디에도 없습니다.

성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이 여자나 사이비ㆍ이단 교주들처럼 자기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께 드린 제물은 성경에서 말한 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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