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Bach, 바이얼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BWV101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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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저널=조기칠 목사] J.S. Bach, 바이얼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BWV1014-1019) »
떠난 자의 아픔, 떠나 보낸 자의 슬픔…쳄발로도 울고, 바이올린도 울고…
사랑하는 마리아 바르바르에 대한 슬픔과 애통함이 이 작품 속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1번의 1악장(BWV1014)과 5번의 1악장(BWV1018)은, 정말 깊은 통곡 속에 슬픔이 절절히 묻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 쳄발로 시작된 음악이, 점점 더 크게 바이올린이 통곡하는 슬픔과 통곡하는 바이올린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끝내는 지쳐서 흔들리고 쓰러져 버리고 마는 인간의 슬픈 감정이 짙게 묻어나오고 있습니다. 바흐도 울고 쳄발로도 울고, 바이올린도 슬픔의 통곡을 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com/watch?v=s5I1xxxt56s&si=cRbE2PkmnqAUdGnN
목회나 선교현장에서 사역을 하다보면 자주 경험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죽음을 통한 이별입니다. 우리에게는 다시 만남에 대한 약속이 확실하고 분명하지만, 이땅에서는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과 슬픔 때문에 현실의 아픔을 참아내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망연자실해 있는 유가족들에게 그들을 만나서 목회자로써 그들을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될 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하는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그분의 남겨진 배우자를 만나서, 그의 힘들어하고 슬퍼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이목 때문에 눈물을 삼키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 앞에서는, 저도 그분을 함께 붙들고 슬픔과 눈물을 나누고 싶기도 합니다.
오늘 올려드리는 곡은 바로 그러한 음악입니다. 바흐가 괴텐(1684- 1723)에서, 궁정의 악단을 지낼 때였습니다. 누구든지 동일하겠지만, 바흐 역시 그가 가장 사랑한 사람은 자기 아내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6촌 누이인 마리아 바르바르(1684-1720)라는 여성과 결혼하여, 마리아 바르바르는 그에게 7명의 아이를 낳아주었습니다. 이 두 바흐와 마리아 바르바르 부부는 특히 사이가 너무 좋고 아주 깊이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이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도 사랑하던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먼지처럼 사라져 버리고 만 것입니다. 바흐가 모시고 있던 레오폴드 공은 아직 20대의 젊은 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력의 회복을 위하여 궁정의 신하들이나 악단들을 데리고 자주 온천에 장기간 휴가를 떠나거나 연주회를 개최하곤 했습니다. 그날도 바흐는 레오폴드 공을 모시고 괴텐에서 동남쪽으로 수백km나 떨어진 카를스바트(지금의 체코슬로바키아)로 연주 여행을 떠났다가 거의 두 달 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까 바흐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아픔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은 것입니다. 연주 여행이 길어진 탓에 이미 사랑하는 아내의 장례는 마쳐지고 덩그러니 아이들 일곱만 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연주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에 그렇게도 반갑게 배웅을 해주었던 사랑하는 아내 마리아 바르바르는 온데간데없고, 열한 살부터 다섯 살까지의 아이들만 남아있는 황당하고 서글프고 비통한 현실 앞에, 그렇게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충만했던 바흐도 이 참담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아버지가 안 계신 상황에서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황망한 가운데서 장례를 치렀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그는 참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흔히 클래식 음악에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을 든다고 하면 Vitali의 샤콘느를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올려드린 곡을 알고 난 뒤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은 바흐의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이 곡은 바흐의 사랑하는 아내인 마리아 바르바르의 사후에 작곡한 곡으로, 이 곡을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는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BWV1014-1019는, 모두 6곡이 한 벌로 이루어져 있는데, 6번만 제외하고 모두 대단히 느리게 시작됩니다. 이 곡의 특이한 점은, 보통 소나타 형식의 곡은 처음에는 조금 빠르게 시작했다가 느리게 그리고 빠르게 끝을 맺습니다. 그러나 이 곡은 처음부터 빠르게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 좀 특이합니다. 아마 그것은 바흐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부인 마리아 바르바르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마리아 바르바르에 대한 슬픔과 애통함이 이 작품 속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1번의 1악장(BWV1014)과 5번의 1악장(BWV1018)은, 정말 깊은 통곡 속에 슬픔이 절절히 묻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 쳄발로로 시작된 음악이, 점점 더 크게 바이올린이 통곡하는 슬픔과 통곡하는 바이올린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끝내는 지쳐서 흔들리고 쓰러져 버리고 마는 인간의 슬픈 감정이 짙게 묻어나오고 있습니다. 바흐도 울고 쳄발로도 울고, 바이올린도 슬픔의 통곡을 하고 있습니다.
BWV1014-1019 : https://youtu.be/KwB6_wmH2BE?si=Q7YWkG-o_WWud9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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