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시하누크빌 라이프 대학교 김의식 선교사 부부

[신년 INTERVIEW=이창배 발행] 캄보디아, 시하누크빌 라이프 대학교 김의식 선교사 부부  »

70대 중반 노부부의 알콩달콩 시니어 선교사의 삶, “늦깍이 선교사로 그래도 불러주신 은혜에 감사”

캄보디아 유일 기독종합대인 라이프대 위치한 시하누크빌-제2의 도시에서 제2의 인생, 금융기관 재직 중 주경야독 학위 취득 후 15년 이상 교수 생활 경험, 선교사의 꿈 이뤄…

본지는 신년 기획으로 70대 중반의 시니어 선교사 부부를 만났다. 이들 부부는 김의식 장로, 이순희 권사로 현재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위치한 라이프대학교에서 자비량 교육선교사로 4년차 사역을 하는 중이다.
김의식 선교사는 지난 2016년 명성교회에서 장로 은퇴 후 교회에서 풀타임으로 교육부와 선교부를 섬겨 오면서 교육선교에 대한 전체의 틀을 이해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게 됐다. 또한 선교지 선택을 위해 아프리카, 러시아, 필리핀 등 기도해 오던 중 2019년 하반기에 부부가 함께 선교하기에 최적지라고 생각되는 대학교에 (사)한국외항선교회와 (사)시니어 선교한국에서 자비량선교사로 파송받았다.
김 선교사는 “사실 선교사는 젊은 나이에 파송받아 현지어를 익히는 데 현장에서 철수할 나이인 70대 중반 노부부가 선교지로 나간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을 것이다. 이제 100세 시대가 목전에 다달았고 선교의 패러다임이 많이 바뀐 환경에서 은퇴 후 선교지로 나가는 시니어 선교의 중요성에 도전 받았다.”라며 시니어 선교사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본지는 이제 한국교회가 저출산 고령화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회적 패러다임으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다각적으로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 번호에서는 시니어 선교사의 사역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본지는 새해들어 이들 부부를 강남 양재역 인근에 위치한 새움빌딩 6층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편집자 주)

@ 인터뷰=이창배 발행인

선교사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생의 후반부를 매우 뜻깊게 시니어 선교사로 캄보디아에서 교수 사역을 하시는 중이신데, 먼저 사역하시는 캄보디아의 상황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 김의식 선교사(이후 김 선교사)= 아브라함이 75세의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란 땅을 떠나 미지의 땅 가나안으로 떠난 것처럼 저희 부부가 아브라함의 나이에 늦깎이 캄보디아 시니어 자비량 선교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막연하게 알았던 나라였지만, 이제는 저희 부부가 사역하는 나라이고 보니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 나라는 1863년 프랑스 보호령 아래 놓였다가 1953년 독립하였고, 1975년-1978년에는 너무 잘 알려진 대로 크메르루주(Khmer Roug)에 의해 저질러진 최악의 끔찍한 학살 사건이 일어났던 킬링필드(Killing field)로도 잘 알려진 가난하고 피폐한 나라입니다. 크메르루주에 의해 3년 7개월간 200만 명에 가까운 국민들을 강제노역하게 하거나 학살했습니다. 전체 인구 가운데 불교도가 인구의 95% 이상이며, 이슬람교도는 2%, 기독교인은 2% 미만, 기타 힌두교인, 유대교인 등이 1%다. 그리고 면적은 18만 1,035㎢, (남한의 1.8배), 전 국토의 30%가 산악, 15%가 호수입니다. 기후는 열대 몬순 기후, 우기(5월 중 – 11월 중), 건기 (11월 중 – 5월 중)이며, 기온은 섭씨 25도~35도이며, 연평균 기온은 섭씨 30도로 무덥습니다. 인구는 1,700만 명(2023년 추계)에 달합니다.

무척 더운 지역인데, 건강은 괜찮습니까? 현재 진행하시는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습니까?

▶ 김 선교사= 시편 16:6절의 말씀에, “내게 줄로 재어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라는 말씀에 의지하여서 하나님께서 저희 부부를 이곳 선교지로 보내셨음을 믿고 있습니다. 물론 고온다습인 기후에 적응 하는 일과 개미, 모기 등 벌레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 당혹스럽기도 하고, 견디는 것에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더욱이 아내에게는 골다공증과 무릎관절, 나에게는 급격한 체중감소와 평소 염려 되었던 심장질환이 있었는데, 여호와 라파의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지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 캄보디아인을, 학생들을 나보다 낫게 여기며 사랑으로 돌보며, 섬길 수 있음에 무한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시라도 놓치지 않고 기도하는 제목은 라이프 동산의 믿지 않는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주님을 영접하도록, 시아누크빌 지역교회의 부흥과 교회 지도자들이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고, 자비량으로 헌신할 수 있는 많은 교수요원, 직원들을 보내 주시고 필요한 학교 재정(시설 확충, 장학금 등)들이 충족될 수 있도록, 한국과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역하시는 시아누크빌 라이프대학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김 선교사= 시아누크빌은 완전히 우리나라 부산과 비슷한 해안 도시라, 캄보디아의 모든 물류를 처리하는 거점 도시이며, 해양 도시이고, 관광 도시라서 주말만 되면 캄보디아 프놈펜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 정도로 발전이 눈부시게 진척이 되는 중입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기를 앞으로 캄보디아 선교의 축이 프놈펜에서 이제 우리가 사역하는 시아누크빌로 집중돼도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런 가운데 우리가 사역하는 라이프대학교는 캄보디아 선교 백년대계의 비전을 가지고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세워진 2006년도에 캄보디아의 유일한 기독종합대학입니다.
라이프대학(총장 구견회 선교사)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그리고, ‘사랑, 진리, 성실’이라는 모토 아래 정부로부터 정식인가를 받아 설립됐어요. 이 학교가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듭난 기독 엘리트층으로 양성하여 장차 정치·경제, 사회, 문화에 영향을 끼쳐 캄보디아 복음화에 기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기에 인생 말년에 얻게 된 이 사역이 정말로 고맙고 보람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로 학생, 교수, 직원에게 이르기까지 2,500명(펜데믹 후)이 넘는 대가족의 학교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만 해도 현재 5개 단과대학에 신학과, 한국어과, 컴퓨터학과, 간호학과 등 11개 학과가 설치돼 있고 매주 채플, 학생상담을 위한 Parenting (양육프로그램) 등의 예배와 성경 공부를 통해 졸업 시 많은 학생들이 세례를 받고 크리스천이 되고 있으며, 비록 개종이 안 된다고 하여도 재학 기간 기독교 문화를 접하게 되어 졸업 후 이들이 캄보디아 사회에 끼칠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환경을 가진 대학교에서 저희에게 주어진 교수 사역이 너무나 감격스럽고 뜻있고, 보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이 현재 라이프 대학에서 함께 교수 사역을 하시면서, 특별히 이곳까지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으신가요? 또한 만나는 제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해 어떤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까?

▶ 김 선교사= 나는 대학시절 선교단체(JOY)에서 복음을 받아들이고, 금융기관 재직 중에 주경야독으로 공부하여 경영학박사 학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장 은퇴 후 이곳에 오기까지 15년 이상을 줄곧 몇 개의 대학에서 강의할 수 있었습니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학업을 중단하고 늦깎이 공부를 한 터 공부에 한(限)이 되어 나이와는 상관없이 사이버대, 방통대 등 지속적인 학습을 한 것이 노년에 이르러 나를 선교 현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용기를 내도록 한몫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선교단체에서 만난 아내는 7남매의 맏딸로 생후 2개월 때 부모님 따라 남하하여 어려운 형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종합출판사 등에서 아르바이트와 미 2사단 등에서 찬양 봉사를 하면서 그야말로 현장 영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어 한국 외국어대 영어과에서 영어연극 주연도 하고 졸업 후 한국 기독 선명회에서 8년 동안 통∙번역부터 일을 하면서 합창단과 장기 해외순방 등 외국인과 생활전선에서 영어를 연마하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설교 통역 봉사, 영어학원경영 등을 하면서 줄곧 하나님께서 선교의 문을 열어 주실 것을 위해 기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인생 나이 75세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하란 땅에서 가나안땅으로 가라 하신 것처럼 저희가 꼭 그러한 나이에 부름을 따라 여기 시아누크빌 라이프대학까지 온 것이 은혜이고 축복입니다.
마침 명성교회에서 장로 은퇴 후 3년 전부터는 교회에서 풀타임으로 교육부와 선교부를 섬겨 오면서 교육 선교에 대한 전체의 틀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교지 선택을 위해 아프리카, 러시아, 필리핀 등을 놓고 기도해 오던 중 2019년 하반기에 저희 부부가 함께 선교하기에 최적지라고 생각되는 라이프 대학교에 (사)외항선교회와 (사)시니어 선교 한국에서 자비량 선교사로 파송 받아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 선교지에 도착해 채 짐을 풀기도 전 입학식에서 교수임명장을 받게 해주셨으니 꿈인지, 생시인지 설레는 마음으로 가슴이 뛰었습니다. 정말이지 대학 시절 주님을 만난 후 뜨거운 첫사랑의 열정이 식지 않은 채 우여곡절 속에서도 50년 만에 꿈을 이루어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립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셨고, 선교의 비전을 주시어 보내셨으니, 이제 주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오직 그분만의 뜻에 따라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봅니다.

▶ 이순희 선교사= 남편 선교사님은 학부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나는 영어 과목 가르침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학과별 채플 시간과 Parenting 시간도 함께 인도했습니다. 김 선교사는 나의 강의 시간에, 나는 김 선교사의 강의 시간에 들어가 서로의 역량을 보완해 주는 튜터로서 상호 협력함으로써 영어강의의 어려운 부분들도 감당해 가고 있습니다. 이도 마땅히 부부 선교사로 나갔고, 함께 사역하니 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도 매우 좋아합니다. 저희 나이가 이제 78세가 됐거든요.
한국 나이로 그러면 그냥 나무 밑에 앉아서 쉬고, 졸고 그러는데 우리는 그냥 바쁘게 액티브하게 움직이니까 하나님이 힘을 주시고 저는 이제 학생들이 좋아하니까 대학원생도 좋아하고, 그렇게 학생들과 교수와 제자 사이라는 관계보다는 친근한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은 친근한 정서 감으로 맺어지면서 자연스레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학교가 기독대학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다 들어와서 기독교인 되는 거 아니니까 그런 가운데 어느 한 영혼이라도 그 영혼을 품고 사랑해서 그들이 정말 그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캄보디아를 살리고 자기 지역과 자기 삶의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느냐고 하는 근본적인 동기를 제공해 줄 만한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이 선교사= 캄보디아는 모계 사회입니다. 그래서 공부하다가도 엄마가 부르면 수업을 중단하고 가야하고요, 엄마가 뭐든지 가장 주권이 강합니다. 그 영향으로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예수를 믿는다고 하다가도 집으로만 가면 금세 전통으로 되돌아 가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이 학생들의 영혼을 품고, 인내하며, 사랑해야 하는 것이란 사실을 더욱 느끼고 있습니다.

▶ 김 선교사= 언젠가 3학년 첫 학기 수업에 들어가자마자 “교수님은 한국에 언제 돌아가실 겁니까?” 물어요, 그러니까 거기에 온 선교사들이 6개월 또는 1년이면 바뀌고, 또 바뀌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는 너희들이 졸업하고, 그다음에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하는 거 보고, 성공하는 거 보고 갈 거다.” 그러면서 1년 수업이 끝났어도, 또 한국에 나와 있는 동안에도 연락하고, SNS로 연락하고, 또 돌아가서 이미 학교 졸업을 했는데 오라고 해서 같이 식사도 하고, 한 번 수업으로 끝난 게 아니라 계속 그 관계를 형성하니까 학생들의 마음 문이 열리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계속 해서 인내와 사랑을 가지고 단번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계를 나누면 성령께서 역사하실 것이란 확실한 믿음이 있습니다. 우리가 거기서 4년을 버티고, 5년째 들어가니까 정말 신기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끝까지 사랑하는 게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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