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Intermezzo)
Cavalleria-Rusticana ◙ Photo&Img©ucdigiN
[문화저널=조기칠 목사]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Intermezzo) »
“막장 드라마 같은 인생 속에서도 희망의 꽃은 피어난다!”
영화의 감동은 라스트 신(Last Scene)에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줄거리가 아무리 별로여도 마지막의 라스트 신이 좋으면 다 용서가 된다는 말입니다.
반면에 아무리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도 라스트신에서 감동을 주지 않으면 뭔가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영화에서 마지막의 라스트 신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입니다.
아마 우리 인생에서도 그럴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잘 나가는 인생이었고, 출세한 인생이었다 할지라도 마지막의 인생의 라스트 신을 잘 그려내지 못하고 나락에 빠져버린 사람들을 수없이 보고 있습니다…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com/watch?v=LxkGr4KSuM0&si=q4SKD7Sbw3GMA1zf
제가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라스트 신을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코폴라 감독의 영화 ‘대부(2)’를 꼽을 것입니다.
영화에 대해서 전문가의 입장이 아니라서 이 영화가 예술적으로 잘 만들어졌는가라든가, 영화의 예술성 등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오늘 소개하는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인턴 멨죠. 로마 무리 되는 이 이 영화의 라스트 신은 두고두고 저의 뇌리에 잊히지 않는 감동적인 잔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1890년, 마스카니라는 작곡가의 출세작이었습니다. 시칠리아 출신의 소설가인 조반니 베르가의 소설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원작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1시간 분량의 오페라로써는 대단히 짧은 분량의 단막 오페라입니다. 지배계급에 의해 수탈당하고 학대받고 있었던, 일반서민 대중들의 삶을 대변해 주었고, 그들의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주었던 이탈리아의 사실주의의 효시정인 오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경은,이탈리아의 시칠리아섬의 어느 작은마을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뚜리뚜’라는 젊은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롤라’라는, 결혼을 약속한 약혼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뚜리뚜’에게 징병 통지서가 날아옵니다. 그는 기병으로써 열심히 군대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가 군대 생활을 하는 동안에 약혼녀인 ‘롤라’는 그만 ,’알시오’라는 그 마을의 돈 있고 꽤 영향력이 있는 남자의 유혹에 빠져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결혼해 버립니다.
’뚜리뚜’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제대한 후에 마을의 마음씨 착한 ‘산투스’를 사랑하여 약혼합니다. 그런데,’두리뚜’는 옛날 여인을 잊지 못하고, 이미 다른 남자의 부인이 되었는데도 몰래 ‘롤라’와 밀회를 즐깁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룰라’의 남편에게까지 발각이 되어 두 남자는 생명을 걸고 결투를 벌이게 됩니다.
때는 부활절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빨리 밭일을 마치고 성당에서 드려지는 부활절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온갖 아름다운 옷을 입고, 치장을 하고서 성당에 모여들기 시작하며, 마을 사람들이 아름다운 합창을 노래하면서 성당에 모여들기 시작하는데,”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라고 하는 아름다운 합창을 하면서 성당엘 갑니다. 이 합창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나오는 대단히 아름다운 합창곡입니다.
부활절 언저리에는 오렌지꽃이 피는 때입니다. 흔들거리는 봄바람에 오렌지 꽃잎이 흩날리는 아주 기가 막힌 시칠리아의 목가적인 풍경이 마음에 큰 울림을 줍니다. 거의 모든 오페라의 결말은 비극으로 끝을 맺듯이 이 오페라 역시 두 남자의 치정에 얽힌 결투로 결국 ‘뚜리뚜’가 결투에서 패배하여 죽는 비극으로 끝을 맺게 됩니다.
오늘 올려드린 간주곡(intermezzo)은 성당의 부활절미사 한중간에 울려 퍼진 4분 정도의 짧은 간주곡입니다.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부활절의 반나절 동안에 일어났던 치정에 얽힌 막장 드라마 같은 오페라입니다. 사랑과 증오와 갈등과 복수 그리고 죽음으로, 대단히 긴박하게 펼쳐지는, 삼류 소설 같은 ,어쩌면 대단히 피곤하고 식상할뻔했던 스토리입니다. 그런데 짧디짧은 intermezzo 음악 한 곡으로 분위기 전체를 180도 반전시켜 버리는 대단한 마력과 같은 힘을 가진 음악이었던 것입니다.
이 오페라를 만든 마스카니는,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무겁고도 가슴 아픈 죽음이라는 것에 물음표를 던져보고자 했던 그의 의도에 관중들은 격하게 공감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특히 이 오페라의 일어났던 시간적인 배경을 부활절로 택해서 기독교적인 여운을 남겨 보려고 했던 그의 의도성이 엿보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청중들은 이 곡에서, 인간이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존재란 무엇인가? 등의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물음과 대답을 던져보고자 했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작곡자 마스카니는 이 작품의 성공 후에도 다양한 음악 활동과 또 지휘자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도중에 무솔리니 정권에 협력하기도 하여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서양음악사에서 결코 빼려야 뺄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작곡가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간주곡(intermezzo)은 발표된 후 130여 년 동안,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을 매료시켜 왔습니다.
그리고 오페라사적으로도 마스카니 이전의 오페라가 주로 역사적인 영웅들의 영웅담과 그들의 비극을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데 반하여, 마스카니는 서민 대중들의 소재로 그들의 애환과 아픔을 그려내고 담았다고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며, 마스카니 이후의 오페라들이 크게 변화되어 가고 있음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스카니는 오페라의 소재 제한을 철폐한, 오페라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감당했던 파이오니아라고 부르기에 합당한 작곡자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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