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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보다 먼저 만들어진 지혜

정이신칼럼◙ Photo&Img©ucdigiN

[교육저널=정이신 목사] 인간보다 먼저 만들어진 지혜 » 94회

인간을 만드시기 전에 먼저 지혜를 만드신 하나님

<8:24∼29>도 이와 비슷한, 지혜를 인간이 다 알지 못한다는 고백입니다. 아직도 인간은 우주 창조의 비밀을 다 알지 못합니다. 어떤 이는 과학이 발달하면 이 비밀을 다 알아낼 것이라고 여전히 교만에 가득 찬 주장을 펼칩니다. 과연 알아낼 수 있을까요? 우주 창조 전부터 있던 지혜를 인간이 듣는 게 아니라 볼 수 있을까요?

하나님은 주님이 창조하신 세계에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나타날 것을 이미 아셨고, 그것에 대한 대비책까지도 지혜로 만드셨습니다. 그런 뒤 하나님은 지혜를 인간에게 나눠주셨습니다.

여기서 순서가 조금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신 후에 지혜를 만든 게 아니라, 인간을 만드시기 전에 먼저 지혜를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만드신 후 인간에게 지혜를 나눠 주셨습니다. 이로 인해 인간이 하나님의 지혜를 얻으면 능력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하셨습니다(참조. 8:14).

인간이 만들어지기 전에 만들어진 지혜이기에 지혜는 인간의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하나님의 지혜를 얻으면 환골탈태해 새로운 인생을 펼칠 수 있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기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셨다고 했습니다(에베소서 1:4). 또 예수님의 사역을 말하면서 그분을 감춰져 있는 하나님의 지혜라고 했습니다(고린도전서 2:7). 이는 바울이 유대인이기에 <잠언>에 나온 지혜에 관한 이미지로 우리의 구원과 예수님의 사역을 표현한 것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지혜는 단순히 직관력이나 통찰력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온 우주를 만드시기 전에 이미 지혜를 만들어 놓으셨고, 이 지혜를 토대로 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지혜에는 전지전능한 주님의 속성이 그대로 담겨 있고, 구원에 관해서 주님의 지혜를 능가할 정도로 아는 존재는 아무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지혜가 지닌 이런 속성을 토대로 우리의 구원 계획을 수립하셨습니다. 이게 바울이 본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구원의 특징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지혜에는 ‘예수님의 십자가는 실패한 구원 사역’이라고 떠드는 사이비ㆍ이단들의 잡설이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새번역성경>에 ‘형성되다, 만들어지다’로 번역할 수 있다고 각주가 나와 있습니다만, 지혜는 영원 전에 이미 세움을 받았습니다(8:23). 이는 지혜가 완전하게 만들어진 상태에서 인간에게 나타났다는 말입니다.

인간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지 우리가 다 알지 못합니다. 또 이런 세상을 따라 인간의 지식은 계속 축적 중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혜는 이미 완성됐기에 인간이 타락하고 발전해 가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이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나 방대한 지식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지혜에 비하면 엄청 작습니다.

<욥기 38장>에는 자신의 고난에 하나님이 침묵하고 계신다고 항의했던 욥에게 주님이 나타나신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욥에게 다른 말씀은 일절 하시지 않고, ‘네게 지혜가 있느냐, 왜 지혜를 의심하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뒤 욥에게 답변을 요구하셨고(욥기 40:1∼2), 그는 자신은 너무 많은 말을 해서 더는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다시 <41장>까지 지혜가 하는 일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셨습니다. 그러자 욥은 자신이 하나님의 지혜를 잘 모르고 실수했다고, 그동안 지혜를 듣기만 했고 보지 못했던 사람이었다고 고백합니다(욥기 42:1∼3ㆍ5).

<8:24∼29>도 이와 비슷한, 지혜를 인간이 다 알지 못한다는 고백입니다. 아직도 인간은 우주 창조의 비밀을 다 알지 못합니다. 어떤 이는 과학이 발달하면 이 비밀을 다 알아낼 것이라고 여전히 교만에 가득 찬 주장을 펼칩니다. 과연 알아낼 수 있을까요? 우주 창조 전부터 있던 지혜를 인간이 듣는 게 아니라 볼 수 있을까요?

인간이 지혜를 볼 수 있는 때는 오직 부활로 인해 주어지는 신령한 몸을 입었을 때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부활 됐을 때 예수 그리스도라는 지혜의 실체를 참모습 그대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요한일서 3:2). 지금은 우리가 지혜를 듣고 있습니다. 부활 되는 날 우리는 욥이 말했던 것처럼 지혜를 보게 될 것입니다.

<8:30>에서 지혜는 자신이 하나님의 창조 사역 때 명공(숙련공, 장인)이 돼 창조 사역의 도구로 쓰였다고 합니다(<개역개정성경>은 이를 “창조자”라고 번역한 후 각주를 달아 ‘장인’이라고 했습니다). “명공(아몬)”은 구약성경에서 이곳에 한 번 나왔는데, <창세기 1장>에 있는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란 말씀을 연상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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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ies: 교육저널
정이신(以信): ▪본지 북스저널 전문칼럼니스트 ▪ 한양대 전기공학과 졸업 ▪백석대 신학대학원 졸업 ▪아나돗학교 대표간사 ▪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본지 ,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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