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과 생명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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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저널=정이신 목사] 잠언과 생명의 책 » 98회
두 종류의 사람, 바른길을 찾아서 살아가는 사람과 대충, 대충 사는 사람…
<잠언 10∼24장>은 논리적 구조나 체계보다는 좋은 교훈을 모아서 수록해 놓은 형태입니다. 그래서 <9장>을 <1∼8장>의 결론이라고 보고, <10∼24장>은 솔로몬이 전해 준 지혜의 단편 모음집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구분했을 때 <9장>에서 두 종류의 사람이 나옵니다. 지혜가 가르쳐 준 대로 철저하게 바른길을 찾아서 살아가는 사람(9:7∼12)과 대충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9:13∼18).
성경에 나온 생명책의 개념을 엉터리로 바꿔서, 성경에 없는 말로 사람을 속이는 사이비ㆍ이단들이 있습니다. 이것을 예방 차원에서 잠깐 설명하겠습니다. 구약시대에 책은 두루마리 형태였고, 오늘날과 같은 형태는 코덱스(codex)가 만들어지면서 나왔습니다. 책의 모양도 처음에는 정사각형이었고, 동물 가죽을 표지로 사용하면서 책의 모양이 직사각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인류가 가진 책 모양의 형태 변화가 말해주듯이 성경에 표현된 생명책은 특정 형태가 아닙니다. 성경은 생명책이 하늘에 있다고 했고(누가복음 10:20, 히브리서 12:23), 예수님이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요한계시록 21:27).
그런데 <요한계시록>에서 예수님이 생명책을 가졌다는 것은 ‘심판을 그분이 하신다’란 뜻입니다. 생명책에는 창세 이후부터 태어난 신앙인들의 이름이 기록돼 있습니다(요한계시록 13:8; 17:8). 바울을 돕던 동역자들도 기록돼 있고(빌립보서 4:3),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의 이름도 기록돼 있습니다(이사야서 4:3). 또 <창세기> 이후부터 구약성경에 기록된 믿음의 선조들과 성경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초대교회 때 순교한 많은 성도의 이름이 기록돼 있습니다(요한계시록 21:27).
예수님은 이 책에 기록된 사람들의 이름이 흐려지지 않게 하고, 하나님과 천사들 앞에서 그 이름을 인정하십니다(요한계시록 3:5). 성경에 따르면 이 책에 이름을 적거나 지우는 것은 전적으로 예수님의 권한이기에 특별하게 신비체험을 했다는 사람이나 사이비ㆍ이단 교주들이 이 책을 보고 왔거나, 이 책에 기록돼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렇게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죽음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잠언 10∼24장>은 논리적 구조나 체계보다는 좋은 교훈을 모아서 수록해 놓은 형태입니다. 그래서 <9장>을 <1∼8장>의 결론이라고 보고, <10∼24장>은 솔로몬이 전해 준 지혜의 단편 모음집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구분했을 때 <9장>에서 두 종류의 사람이 나옵니다. 지혜가 가르쳐 준 대로 철저하게 바른길을 찾아서 살아가는 사람(9:7∼12)과 대충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9:13∼18).
둘의 차이는 위기가 닥쳐왔을 때 드러납니다. 바르게 사는 것은 성경에서 말한 방법으로 철저하게 일을 마무리 짓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기에, 대체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효과가 늦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대충 대충해서 눈에 보이는 결과를 빨리 얻는 방식을 사람들은 많이 선호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위기가 닥쳤을 때 그 바닥을 완전히 드러냅니다. 결론적으로 <잠언>에서 선호하는 방식은 늦더라도 철저하게 원리를 찾아내 위기가 닥쳐도 이겨 낼 수 있는 것입니다. <9장>에서는 어리석은 사람을 여자로 표현했지만(9:13), 오늘날은 굳이 이런 이분법을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지혜가 집을 짓고 사람을 초청했는데(9:4∼6), 예수님의 말씀처럼 잔칫상을 차린 다음 누구든지 생명을 얻고 싶으면 오라고 했습니다. 지혜는 일곱 기둥을 깎아서 집을 지었습니다. 기둥이 일곱 개라는 것은 세울 수 있는 완벽한 기둥을 다 세웠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세울 수 있는 기둥을 다 세웠으니 그 집은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지혜는 으리으리한 집을 지은 후 짐승을 잡고 포도주를 잘 빚어서 사람들을 초청했습니다. 신약성경에도 지혜로 집 짓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은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을 집 짓는 기초공사에 비유해 말씀했습니다(마태복음 7:24).
지혜로운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집을 짓는데 이것은 반석 위에 짓는 것과 같고, 어리석은 사람은 그분의 말씀대로 행동하지 않고 집을 짓는데 이것은 모래 위에 짓는 것과 같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이 집을 지을 때는 지혜가 일곱 기둥을 깎아서 짓는 것처럼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바울은 집 짓는 비유를 말하면서 이를 재료에 빗대 설명했습니다(고린도전서 3:12). 집에 갑자기 불이 나면 나무ㆍ풀ㆍ짚으로 지은 집은 홀랑 타 버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지만, ‘금ㆍ은ㆍ보석으로 지은 집은 그대로 있다’라고 했습니다.
바울이 말한 집은 신앙인의 집이나 교회를 말합니다. 나무ㆍ풀ㆍ짚과 같이 인간적인 가르침과 방법으로 교회를 빨리 성장시킨 것은 때가 되면 모두 무너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돼 일어난 부흥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 둘이 겉으로는 같아 보여도 환난이 일어나면 확연하게 구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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