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자 더욱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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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주님 찬양
감사하자 더욱 감사하자. 그렇다. 세상을 가득하게 덮은 것 같은 사상 최악의 우한 코로나 폐렴사태가 아무리 요란하고 거세도, 우리의 주님은 모든 일을 이루셨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니 더욱 감사하자. 감사로 주님을 영화롭게 하자. 날마다 감사의 제사를 드리자.
[에디토리얼] 감사하자 더욱 감사하자 » 지난 여름은 햇빛이 찬란했다. 거의 구름 없는 파란 하늘을 수없이 보았다. 여름의 뜨거움을 만끽했다. 코로나19-펜데믹으로 어디로든 다니는 게 불편해 거의 집 중심으로 살아가면서도 물씬 여름의 정취를 느꼈다. 올여름은 그렇게 보냈다.
10월이 왔다. 아니나 다를까 하늘색이 바뀌었다. 여름 내내 맑던 하늘은 어디로 가고 찌뿌둥한 잿빛으로 흐린 하늘로 변했다.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분다. 바깥 공기가 차갑다. 이른 새벽에는 서늘해진 잠자리가 느껴져 잠을 깨곤 한다. 세월의 흐름이 빠른 걸 다시금 느끼게 된다. 잠깐잠깐 흘러가는 시간이 어느덧 쌓여서 묵직한 세월의 흐름을 만들었다.
그렇다. 이제 한해도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뭔가 가슴 벅차게 맞이했던 새해 아침이 엊그제 같은데, 언제 시월이 됐는지, 그 세월의 빠른 흐름이야말로 말로 다 어쩌랴 싶다. 그러고 보면 옛날이 엊그제 같다는 느낌이 든다. 본지가 첫 창간호를 낸 지 20년 세월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9월로 만 19년의 정점을 찍었으니 이로써 햇수로 20년 장정을 헤쳐 나온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용가리 통뼈 김이병의 주인공인 고 김승연 목사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른다. “어디에서 불쑥 나타나 기독교 신문을 발행한다고 하는데, 전혀 듣도 보지도 못했던 터라 도대체 어떤 목사인지 궁금했다”고 했던가? 어느 날 갑자기 발행된 유럽크리스챤신문 때문에 아마도 독일과 유럽에서 사역 중이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무척 놀라고 당황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해가 된다. 뜬금없이 발행된 신문을 보면서, 발행하는 목사가 누구인지, 어떤 소속인지도 모르니, 이 신문을 봐야 할지, 거부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을 것 아닌가? 하지만 그런 가운데 발행인의 신앙과 인격을 믿어 그 처음부터 지금까지 매월 후원금으로 문서선교 역사에 동역해 준 분이 있다. 그들에 대한 고마움이 참으로 크다. 그렇게 지금까지 흘러 흘러 19년이 지나서 20년에 이르게 됐다.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는 길
프랑크푸르트 니더우어젤Niederursel을 지나는 5번 아우토반을 넘어 오버우어젤 Oberursel로 향하는 드넓은 들녘에는 이미 추수를 끝낸 밀밭이 푸석푸석한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듬성듬성 군락을 이룬 야생풀밭으로는, 쇠하고 시든 들풀을 타고넘는 바람결을 따라 이리저리 쓸려지는 정경이 아름답다. 어느덧 들판을 가로질러 산등성이 길을 가다 보면 광활한 들판 저 너머로 프랑크푸르트의 빌딩 숲이 드러나고, 도시와 자연의 어우러진 경관을 바라본다는 것이 참 행복하게 다가온다.
크론베르크Kronberg와 오버우어젤Oberursel을 잇는 국도변은 작은 마을과 숲길과 들판과 과수원들이 여기저기 잘 어우러진 전원지대이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자동차도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한적한 시골길을 드라이브하는 기분은 어느 때고 즐겁다. 주로 집안에 틀어박혀 살다 보니, 이따금 밖으로 나와 이 길을 다닐 수 있는 것으로 감사하다. 들판에 황토 먼지가 풀풀 피어난다. 추수하고 밭을 갈아엎는 농장 트렉타의 기계소음도 정겹다. 거대한 짐칸에 산더미만큼 수확한 감자를 쌓고 농장으로 향하는 농부의 싱글벙글한 모습에도 감사하다.
푸르른 숲길을 지나다 보면, 몇 마리 양 떼가 노니는 목장도 있고, 닭과 염소가 섞여 뛰노는 농장도 있고, 그 주변으로는 자연상태의 사과나무밭이 펼쳐져 있다. 과수원은 분명 아니다. 울타리도 없이 그냥 사과나무에는 주렁주렁 열린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고, 나무 아래로는 떨어진 사과 열매가 수북하다. 길을 지나다니며 볼 때마다 관상수도 아닐 텐데, 사과나무 과수원 주인은 또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도 일어난다. 그런 자연풍광이 사람의 마음을 욕심 없게 만드는가 싶다. 있는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은 채 자연환경과 그대로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평화롭게 느껴진다. 이렇듯 10월은 뭔가 풍성하게 다가섰다.
추수감사-감사해야할 의미들
독일에서는 10월 첫 주가 추수 감사 절기이다. 교회들 제단에는 풍성한 오곡 백화로 꾸며진 감사절 성물이 보기에 좋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서 그 모습도 많이 퇴색됐다. 슈퍼마켓이나 상점에 늘렸던 추수감사절에 대한 장식들도 의례적인 수준에 머물었다. 그만큼 사람들의 일상에서 해마다 풍성한 수확을 거둔 기쁨과 생활에 활력을 주신 감사가 사그라진 까닭인지, 마음이 참 조심스러워진다.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또 그럴만한 이유가 찾아왔다손 쳐도 그리스도인들은 추수 감사에 대한 믿음과 정신을 잃으면 안 된다. 이제껏 어렵다 어렵다 했어도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감사이고, 위기와 두려움을 넘어서 지금까지 건강하고, 별 탈 없이 수족을 움직이며 살아온 것이라면 이 또한 감사의 이유가 아닐까?
사실, 본지로서도 그렇다. 올해 들어 세상을 뒤집어놓은 펜데믹 사태가 몰아치고, 유럽 곳곳의 교회들이 폐쇄되고, 예배가 중단되고, 일상의 활동이 멈춰지며, 사람들이 움츠려들 때, 그때가 위기였다. 아니 그런 위기상황을 염두에 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숱한 고민과 고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껏 끊임없이 이어지던 후원의 손길이 더이상 이어질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겼다.
그런데 지금까지 지나오고 나서야 그때의 우려가 한낱 기우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된다. 오늘도 이렇듯 변함없이 유크신문을 발행하게 됐으니 말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서 일하시고, 또한 우리 각자 개인의 삶을 통해서도 일하신다. 시간은 흘러가고, 세상은 바뀌어도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다.
그렇다. 세상을 가득하게 덮은 것 같은 사상 최악의 우한 코로나 폐렴사태가 아무리 요란하고 거세도, 우리의 주님은 모든 일을 이루셨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니 더욱 감사하자. 감사로 주님을 영화롭게 하자. 날마다 감사의 제사를 드리자. 할렐루야!
이달의 말씀 ㅣ시편 50:23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 ◙ Now&Here©유크digitalNEWS
글 이창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