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피엔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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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피엔스를 읽고
“코로나19 이후, 인류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신세계에서 살아갈 우리를 감히 코로나 사피엔스라 부른다.”-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제시하는 신인류의 미래가 담겼다. 놀랍도록 대담한 통찰, 확신과 경고, 전 지구의 삶을 관통하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게 된다.
[북스저널=정이신 목사] 코로나 사피엔스를 읽고 » 원트(want)에서 라이크(like)로 행복의 척도가 바뀐다. 코로나19 사태를 낳은 지금의 문명은 사회가 주입한 경쟁, 비교의 원트를 기반으로 한다. 원트에는 만족감이 없고 무한 욕망만 있을 뿐이다. 이런 원트를 정당화하고 제도화한 문명은 원트를 더 갖기 위해 찌르고 파괴했다. 인류는 사회가 심은 원트가 아닌 내가 정말 좋아하는 라이크로, 새로운 행복의 척도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 [책 내용 중에서]
<정관용>이 사회적인 유명 인사 6명과 나눈 대화를 풀어서 엮은 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변화의 판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알려주는 나침반이 들어 있습니다. 지도는 아니고 나침반이기에 상세한 것까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나침반만 갖고 있어도 꽤 든든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나라만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일본의 경우 올림픽이라는 거대 흥행 이벤트가 걸려 있습니다. 게다가 경제는 이미 세계 여러 나라가 서로 깊숙하게 얽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만의 경제 회복을 희구(希求)하는 건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하고 변해야 합니다. 문제는 방향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독일의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 전 총리가 즐겨 사용했던 ‘야수자본주의’와 이미 과잉 생산 단계로 넘어간 ‘무계획적인 자본주의’로 계속 인류의 발걸음이 옮겨질 수 있을까요? 이겼다는 사실만 중요하고, 어떻게 이겼는지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이런 논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한국 사회에도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도전을 맞아 우리는 제대로 스파링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구감소사회로 접어든 우리의 미래가 ‘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책에서 <홍기빈>은 추측이라고 했지만, 스웨덴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강력한 록다운 봉쇄 정책을 택하지 않은 이유라고 제시한 게 무섭게 다가옵니다. 우리에게는 집단 면역 실험으로 알려졌지만, 이건 사실이고 숨겨진 진실은 다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진실에는 ‘인류는 절대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는 위기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최재천>의 분석처럼 바이러스 창궐 시기가 점점 짧아져 앞으로 3∼5년마다 한 번씩 우리를 덮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과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번 위기가 많은 사람에게 ‘인간의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가?’, ‘그런 것을 이루기 위해 개인은 어떻게 인식과 행동을 바꾸고 사회는 어떻게 재조직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고 한 <장하준>의 말이 그나마 위로로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이 위기가 지나간 후 어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불러온 책임을 놓고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 사이에서 벌어질 공방이 눈에 선합니다. 그때 우리나라를 둘러싼 이 대국들 사이에서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포노 사피엔스》를 쓴 <최재붕>은 미래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교육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이미 표준이 달라졌고, 디지털에서도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평균 연령이 55.5세로, 그들은 아직 디지털 문명이 오지 않았다고 여겨 규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곧 닥칠 ‘온라인 교육 인프라’에 대해서 정치인들이 아무도 나서서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현실이 일타강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사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일반화됐는데, 정치인들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고 회피한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의 대안 체제를 의지미래로 이끌고 갈 것인지, 단순미래에 끌려갈 것인지 이제부터 마음을 굳게 먹고 준비해야 합니다. 예측이 안 되는 상황에서 미래를 대하는 방식은 ‘결단’이기에,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지 이 밑그림에 대해 공동체 단위의 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이 그림을 우리 스스로 결단하고 만들어 가야 합니다. ◙ Now&Here©유크digitalNEWS
글 정이신 목사 △한양대 전기공학과 졸업 △백석대 신학대학원 졸업 △아나돗학교 대표간사 △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세이프타임즈에 ‘노희(路戱)와 더불어 책(冊)놀이’ 연재, 칼럼집 <아나돗편지(같이 비를 맞고 걸어야 평화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