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평화를 얻기 위해 광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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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저널=정이신목사] 23. 평화를 얻기 위해 광야로 »
지혜의 말씀을 받아들이면,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재앙”은 히브리어로 ‘라’입니다(1:33). 이는 ‘나쁜 것, 악한 것’을 뜻하는 말이기에 사탄이 주는 훼방을 뜻하는 말로 확장해서 이해해도 됩니다.
악한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소생할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악인의 심판자이신 하나님은 공의로 심판하시기 전에 먼저 악인에게 길을 바꾸라고 요구하십니다. 하나님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그는 성령님이 주시는 열매로 배를 채우지만, 거부하면 자신의 꾀로 배를 채우게 돼 결국 사탄의 밥이 됩니다.
창조주는 하나님인데 그를 잡아먹는 존재는 사탄이 되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처음과 나중이 같아야 하는데, 다르니 삶이 꼬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하나님의 복으로 태어났으니 이 세상을 떠날 때도 그래야 하는데,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온갖 저주를 듣고 갑니다. 이는 완전히 앞뒤가 맞지 않은 것입니다.
평안은 히브리어 ‘샤안’으로 ‘안심하다, 마음 놓고 살다’란 뜻입니다(1:33). 성령님의 인도하심이 없는 삶이 평온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만이 고난과 싸워서 이길 수 있고, 어둠의 세력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잠언>은 안심과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는 일 다음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을 조금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마가복음 1:12>을 보겠습니다. <마가복음>을 보면 성령님이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습니다. <마가복음>에서 ‘내보내다’로 번역한 단어는 헬라어 ‘에크발로’인데 이것은 ‘무엇으로부터’를 뜻하는 ‘에크’와 ‘집어 던지다’를 뜻하는 ‘발로’의 합성어로 아주 강력한 어조입니다.
이 헬라어의 어감을 살려서 신약성경을 번역하면 성령님은 예수님을 추방하듯이, 쫓아내듯이 광야로 나가라고 몰아내셨습니다. 마가는 이 단어를 <마가복음 1:34ㆍ39>에서 예수님이 귀신들을 쫓아내는 장면을 기록할 때도 썼습니다. 이런 용례를 종합해 보면 예수님은 성령님의 뜻에 동의해 광야로 가기로 굳게 결심하셨고, 이분과 더불어 곧바로 광야로 갔습니다.
<마가복음>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께 일어났던 일이 우리에게 똑같이 일어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이 겪으셨던 일과 같거나 비슷한 상황이 크리스천의 일상에서 흔하게 일어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구원주로 시인해 성령님의 은혜를 느끼고, 나에게도 새로운 부활의 기회가 주어졌음에 감사하고 있을 때, 하나님은 슬그머니 우리에게 교회에서 사명을 맡기십니다. 하나님은 아무에게나 사명을 맡기지 않으시기에, 교회에서 사명을 맡게 됐다는 건 우리가 주님의 자녀가 됐다고 성령님이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때 우리는 대개 ‘내가 하나님께 사명까지 받았으니 앞으로 나의 길은 성령님이 알아서 잘 풀리게 해 주실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내가 분명히 하나님께 사명을 위임받았는데도, 오히려 그 사명으로 인해 예수님처럼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이끌려 광야로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사명으로 인해 일이 더 잘 되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 어떤 사람을 만났고 그와 더불어 하나님 나라의 일을 도모했지만, 그 결과가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광야로 가야 할 때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잠언>은 지혜의 말씀을 받아들이면, 재앙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지혜의 말씀을 듣는다고 재앙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지혜를 영접해도 재앙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지혜를 받아들이면 인생과 신앙에서 조연과 주연을 구별할 수 있게 되기에,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이게 지혜가 우리에게 주는 힘입니다.
영화나 텔레비전의 드라마에서 주연ㆍ조연을 구별하지 못하면 극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극에서 조연을 맡은 때도 있습니다. 그 배우를 좋아하는 건 개인 취향입니다. 그러나 자유의지에 따라 주어진 그 취향과 달리 극은 주연을 초점으로 전개됩니다.
하나님의 구원 섭리에서도 주연ㆍ조연을 구별하지 못하면, 삶에 나타난 메시지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제대로 판별하지 못하게 됩니다. 하나님만 메시지를 보내시는 게 아니고 사탄도 보냅니다. 그러니 메시지의 내용과 더불어 그걸 보낸 이가 누군지 판별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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