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지식보다 고상한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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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칼럼=Dr. Elijah Kim] 지혜와 지식보다 고상한 삶이란? »
앎의 내용과 깊이가 중요한 것 아니라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 지키고 행하느냐…
탈무드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에게 지금 전해 내려오지는 않지만 솔로몬은 천 권의 책을 지었다고 하니 과히 그의 학문의 깊이와 지경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짓는 것도, 지식을 추구하는 것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도 아닌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앎의 내용과 깊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행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주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예언도 폐하나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할 것이지만 (고전 13:8) 오직 사랑은 영원할 것이며 또한 우리가 행한 모든 것들과 주님 앞에 서게 될 날이 올 것…
Wakefield로 이사 와서 지난지 3년이 지났습니다. 최근 이곳 상황이 제가 이사를 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이사 갈 집을 알아 보고 계약을 체결하면 이제 이사를 해야 합니다. 지금의 상황대로라면 이제 이곳에 살 날들은 7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막상 이사를 하고자 하니 제일 큰 문제가 12,000권이나 되는 책입니다. 책장만 28개, 박스로 하면 150박스가 넘을 듯 합니다. 옛말에 차재두량(車載斗量)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차에 싣고서 말로 그 양을 잰다는 뜻입니다. 너무 해야 할 일의 양이 많을 때를 두고 하는 말인데, 지금 처지를 보니 깊이 공감됩니다. 집에 있는 수많은 책들을 일일이 꾸리다 보니, 딸이 보내온 손자의 동영상이 자꾸 떠오릅니다.
그 동영상에는 엄마 아빠가 사준 책을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하나 하나 넘기는 손자 모겐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 영상을 보다 보면 손자의 단 한동작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뚫어지게 바라보곤 합니다. 한국말에 “뚫어지게 본다”는 말이 이전에도 있었지만 저에게 이렇게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온 것이 다소 의외이기도 합니다. 손자 손녀를 두신 분들은 사진 하나만 보아도 행복해 지는 마음을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딸이 그 영상을 찍으면서 하는 소리가 동영상을 울립니다.
“할아버지 닮아서 우리 모겐이는 책을 너무 좋아해요”
저에게는 참 듣기 좋은 멘트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정말 책을 좋아했습니다.
우리에게 전해 오는 책 중에 교룡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진안에 둥지를 튼 양반 출신 문인 부부가 쓴 글입니다. 조선 후기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태어났을 뿐 아니라 같은 마을에서 태어난 삼의당 삼례와 담락당 하립 부부의 운명 같은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립은 남자의 이름이고 삼례는 여자의 이름인데 하립은 담락당이라는 필명으로, 그리고 삼례는 삼의당이라는 필명으로 우리에게 더 알려져 있고 그의 성씨인 김씨를 넣어 김상의당이라고 부릅니다. 하립은 과거제도의 폐단에 대하여 깊은 회의 가운데 양반들의 등용문인 과거 보는 것을 포기하고 김시습과 연암 박지원등과 같은 실학파들을 스승으로 삼아 문체혁신에 참여합니다. 하립과 삼례는 혼인을 계기로 과거 급제한 양반이 아닌 문학 부부로서 이상세계를 그려 내는데 그것이 바로 『교룡』입니다. 여류 시인이자 문학가인 김상의당이 쓴 시 중 淸夜汲淸水(청야급청수)라는 시가 있습니다.
청야급청수(淸夜汲淸水)/ 맑은 밤에 맑은 물을 긷다 보니
명월용금정(明月湧金井)/ 우물에 달이 비쳐 샘처럼 솟는다
무어입란간(無語立欄干)/ 말없이 난간에 기대서 섰으니
풍동오동영(風動梧桐影)/ 오동나무 그림자를 바람이 흔들은다
이 시를 아무렇게나 읽을 수 없음이 ”날은 이미 정오”라는 시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삼례는 하루 종일 뙤약볕에 밭을 메는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낙은 밤이 되어도 그 고단한 일은 계속되었나 봅니다. 어두움이 이슥한 밤에 물을 긷는 그 여인의 고단함을 보며, 저는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꼭두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일하던 아낙이 밤이 되어도 쉬질 못하고 자정 가까운 밤까지 물을 긷고 있습니다. 이 장면의 시만 본다면 얼마나 한 많고 고단한 여인으로 보입니까? 그런데 이 여인은 그 비참한 상황을 무덤덤하게 제3자가 관망하는 것처럼 시를 읊습니다. 우물에 비친 달 그리고 그 위에 비치는 오동나무 그림자를 상상하니 요즈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샌드 아트와 키네틱 아트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런데 이 시인은 보통 사람이 아닌 듯 합니다. 깊은 밤도 맑은 밤인 청야로, 우물물도 청수로 그리면서 ‘청야급청수’라는 운율을 맞추어 줍니다. 밝은 달인 명월도, 우물을 금정으로 말하며, 명월이 금정에 의해 도리어 솟구쳐 샘솟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너무 지쳐서 말조차 할 수 없어 난간에 기댄 그 아낙은 몸조차 움직일 수 없었기에 무심한 오동나무 그림자만을 바람이 흔들고 있음을 말합니다. 나도 저렇게 고단한 삶을 살아간다면 말할 힘조차도 없는 그 상황을 이렇게 시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자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김상의당이 쓴 시 가운데 날은 이미 정오라는 시가 있습니다.
날은 이미 정오
해가 내 등을 지져대고 땀방울은 땅에 듣고
가라지 낱낱이 호미질 긴 밭고랑을 다 매니
시누이 시어머니 보리밥을 지어 오셨네
맛난 국은 부드러워 흐르듯 숟가락질
자잘한 낱알로 마음껏 배를 불린다
배 두드리며 걷다가 노래하다 하니
음식은 수고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지
저는 상의당이 쓴 시를 감상하다 보면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봅니다. 조선 시대에 삼부종사를 각오하고 시댁에 가면 그 집 식구가 되고 그곳에서 뼈를 묻으라고 하던 시절에 이런 시가 나올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묻곤 합니다. 노예도 아닐 터인데 노예처럼 일해야 하는 며느리의 고단함 삶이 그대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뙤약볕에서 밭고랑을 메는데 땀은 지천에 흐르고, 땡볕을 가릴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등이지만 이미 그. 등은 달구어질 대로 달구어져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합니다. 며느리들은 밭을 갈고 김을 메다가도 새참을 만들어 바쳐야 했습니다. 그런데 시인이 그린 내용에는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나란히 새참을 지어온 장면이 나옵니다. 저 같으면 천하태평 유유자적 하는 시모와 시누이의 모습에 시집살이 혹독함을 글이라도 표현하건만 상의당의 시구에는 어디에도 불평하는 표현이 없습니다. 도리어 모든 것이 부정적인 환경에서 그것도 보리밥알이 밥도 아닌 국에 말아도 건질 것도 없어서 국물처럼 마시면서도 이 작은 먹거리에도 자족하는 김 상의당은 진실로 역설의 진리를 설파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몰락한 양반집 규수로 태어났으나 이제 농부 아낙네가 되어 그 고단한 일과를 수행해 내면서도 중천에 뜬 해가 등을 지질정도의 더위를 이기며 일하는 모습이 못내 안타깝지만 시를 통한 시인의 심성을 보면 그녀는 생을 이미 관조의 지경에까지 이른 듯 합니다. 지금의 농부들은 새벽녘 일을 시작해서 해가 중천에 뜨면 집에 들어가 쉬는 것과 대비되기도 합니다. 같은 물이라도 양이 마시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되듯 고단한 우리 인생사를 주절주절 푸념 어린 넋두리가 되기도 하지만 김상의당처럼 문인의 입을 통하여 쓴 농부 아낙의 일상이 비범한 영감이 되어 동서고금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책을 읽을 때 얻는 위로와 쉼 그리고 공감은 한 인간의 성정과 인품을 풍성하게 하고 또한 고결하게 만듭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2,000권, 중학교 때 3,000권, 고등학교 때 3,000권을 읽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때 읽게 된 영어책은 5,000권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책의 양이 아니라 책의 내용이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는 신세계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 영어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영어책이라고 하기 보다는 원서라고 불렀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니 원서는 영어책, 프랑스어 책, 독일어 책 등등 다양하겠지만 당시의 교재나 대부분 서적들이 영어책을 번역해서 출판했기에 영미 영어 서적을 원서라고 부른 것은 어찌 보면 나름 타당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보니 새롭기만 합니다. 동양고전을 섭렵하신 아버님으로부터 사서삼경, 사마천의 사기, 동몽선습, 계몽록, 동몽수지, 계몽요결 및 한시 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배웠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어릴 적 한 때 동양학을 전공하고픈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들어가고 보니 동양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고전 문학, 사씨남정기, 구운몽, 용궁부연록, 임진록, 옥루몽, 열하일기 등 파면 팔수록 새로운 독서의 세계가 열리는 듯 했습니다. 어떤 분들이 그런 애기를 합니다.
“왜 그렇게 책을 좋아 하세요?”
그러면 저는 이런 답변을 하곤 합니다.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요.”
책이라는 것이 파고 파도 끝이 없습니다.
이 책을 읽고 보면 저기 모르는 책이 있고, 그 책을 읽고 보면 또 내가 모르는 책이 또 보여서 밥 먹는 것도 잊고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보는 것 외에 여가라고 하는 것이 낭비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책을 읽지 않고 학교를 걸어서 등교할 때는 늘 읽었던 책을 되새김질 하곤 했습니다.
독서 뒤에 오는 명상, 사고와 분석, 판단과 비평은 반드시 뒤따르곤 했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책을 쉽게 놓칠 못하는 경향이 있기도 했지만 더불어 책을 고를 때에 어떤 책을 고르느냐에 따라 시간이 단축되기도 하고 낭비되기도 하기에 얼마나 신중하게 고르는지 모릅니다.
건축학 이론이라는 것을 예로 들어 봅니다. 건축학을 모를 때에는 쉽고 평이한 책을 고릅니다. 4년에 걸쳐서 건축학을 전공하다 보면 비록 입문서라 해도 저자가 고심하고, 언어도 정제하고, 핵심과 설명을 매우 효과적으로 하며 학문적으로도 참고문헌이나 관주도 아주 잘 다루고 있는 것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이 분야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학습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건축한 입문서를 고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분야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서가에 빼곡히 진열해 있는 책들 가운데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를 선별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그런 일을 직업으로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입니다. 도서관 사서에게는 그 책의 중요성을 파악하는 일은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이 책의 주제, 부주제, 책의 구성, 저자에 대한 파악, 책의 성격, 이를테면 학문적인 서적인지, 수필인지, Non-fiction인지, 논문집인지, 편집본인지 등등을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색인 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자, 주제, 부주제, 지역 구분, 시대 구분, 언어 구분 등을 선행한 뒤에 학문 분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즉 책의 주소이며 주민등록증이라 할 수 있는 분류 번호를 정할 수 있으며 또한 색인 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 책이 출간되든 ISBN이 아이들 출생 카드 만들듯 나옵니다. ISBN은 The 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은 국제 표준 서전 넘버입니다. 또한 책이 출간되면 미의회도서관 분류법인 Library of Congress Control Number 가 나옵니다. 미의회분류법은 LCC라고 하는데 이는 Library of Congress Classification을 말합니다. 지금 출판되는 책들은 LCC와 DDC가 아예 정리되어 나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두개의 도서 분류법 가운데 하나가 미의회 도서 분류법이고 또 하나가 듀이 분류법입니다. 미의회 도서 분류법은 영어 알파벳 순서대로 모든 학문을 구분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분류법은 한국십진분류표(KDC)으로 미국의 듀이 분류법인 DDC (the Dewey Decimal Classification)를 모체로 하고 있습니다. 듀이 분류법 (DDC)을 우리나라의 언어와 지리 그리고 시대에 맞게 변형한 것을 KDC라고 부릅니다. KDC의 K는 Korea이며 이는 Korean Decimal Classification의 약자입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은 JDC라고 부릅니다. 이외에도 BC 구분법인 ‘the Bliss Bibliographic Classification (BC)’, 그리고 UDC라고 부른 보편분류법 (the Universal Decimal Classification, UDC), 그리고 커터의 이름을 딴 CC(Cutter Expansive Classification, and the Colon Classification)가 있습니다.
저는 청년 시절 학문 통합에 관심을 갖고 세계 전체의 학문 체계를 집대성한 사람들이 있느냐를 찾다가 세계 최대 도서분류법을 만든 DDC의 창시자 멜빌 듀이(Melvil Dewey)를 접하고 큰 도전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학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구분하기를 원했으며 이는 그가 DDC라는 탁월한 도서 구분법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그는 미국 도서관 협회를 창립한 창립 멤버이기도 합니다. 그에 대한 연구는 수많은 책들이 나와 있어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겠지만 당시 1982년 당시 제가 도서관 사서를 하면서 발견한 것은 그가 모든 학문을 정리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사람을 아는 지식으로 구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는 놀랍게도 독실한 신앙인이었습니다. 멜빌 듀이의 도서 구분법을 한번만이라도 접하면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학문은 정말 머리속에 잘 정리될 수 있습니다.
숫자로 되어 있는 한국십진분류표만 보아도 일반인들도 쉽게 학문의 계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000 총론 분야
• 010 도서관,서지학
• 020 문헌정보학
• 030 백과사전
• 040 강연집, 수필집, 연설문집
• 050 일반 연속간행물
• 060 일반학회, 단체, 협회, 기관
• 070 신문, 언론, 저널리즘
• 080 일반전집, 총서
• 090 향토자료
100 철학 분야
• 110 형이상학
• 120 인식론, 인과론, 인간학
• 130 철학의 체계
• 140 경학
• 150 아시아철학,사상
• 160 서양철학
• 170 논리학
• 180 심리학
• 190 윤리학,도덕철학
200 종교 분야(듀이가 기독교인이었기에 기독교 중심으로 분류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으나 우리나라는 미국식을 따르지 않고 종교 분야(미국은 기독교)라고 명하고 이 분야를 독자적으로 체계를 세웠음)
• 210 비교종교
• 220 불교
• 230 기독교
• 240 도교
• 250 천도교
• 260 신도
• 270 파라문교, 인도교
• 280 회교(이슬람교)
• 290 기타 제종교
300 사회과학 분야
• 310 통계학
• 320 경제학
• 330 사회학, 사회문제
• 340 정치학
• 350 행정학
• 360 법학
• 370 교육학
• 380 풍속, 민속학
• 390 국방, 군사학
400 자연과학 분야
• 410 수학
• 420 물리학
• 430 화학
• 440 천문학
• 450 지학
• 460 광물학
• 470 생명과학
• 480 식물학
• 490 동물학
500 기술과학 분야
• 510 의학
• 520 농업,농학
• 530 공학, 공학일반
• 540 건축공학
• 550 기계공학
• 560 전기공학, 전자공학
• 570 화학공학
• 580 제조업
• 590 가정학 및 가정생활
600 예술 분야
• 610 건축술
• 620 조각
• 630 공예, 장식미술
• 640 서예
• 650 회화, 도화
• 660 사진술
• 670 음악
• 680 연극
• 690 오락, 운동
700 언어 분야(언어는 언어학 뿐 아니라 언어 자체도 해당되는데 미국은 영어가 제일 먼저인데 KDC는 한국어를 제일 먼저 놓아서 아시아 유럽 그리고 나머지를 기타 언어 구분하고 있음)
• 710 한국어
• 720 중국어
• 730 일본어
• 740 영어
• 750 독일어
• 760 프랑스어
• 770 스페인어
• 780 이탈리아어
• 790 기타제어
800 문학 분야 (KDC는 언어 분야처럼 한국 문학을 우선으로 했음)
• 810 한국문학
• 820 중국문학
• 830 일본문학
• 840 영미문학
• 850 독일문학
• 860 프랑스문학
• 870 스페인문학
• 880 이탈리아문학
• 890 기타 제문학
900 역사 분야( 마찬가지로 KDC는 한국 그리고 아시아 그리고 유럽 그리고 기타 순임)
• 910 아시아(아세아)
• 920 유럽(구라파)
• 930 아프리카
• 940 북아메리카(북미)
• 950 남아메리카(남미)
• 960 오세아니아(대양주)
• 970 양극지방
• 980 지리
• 990 전기
듀이 구분법에 따라 전세계의 모든 학문을 구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미 중심과 유럽 중심의 학문체계를 따라가게 됩니다.
하바드 대학의 설립자로 알려진 John Harvard 목사가 기증한 책은 329개의 제목을 가진 총 400권의 책이 하바드 대학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하바드 목사는 당시 자신의 전재산(779 파운드)의 절반을 헌금했는데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2백만 달러입니다. 유럽 전체에서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던 캠브리지 대학이 1500년 후반에 겨우 천 권을 보유했다고 하니 하바드 목사의 도서 기증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물론 1600년대 들어서서 캠브리지 대학의 장서보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1647년에 이르러 캠브리지 대학 장서는 10,000에 이른다고 캠브리지 대학은 공식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참조: https://www.lib.cam.ac.uk/about-library/history-cambridge-university-library) 하지만 신대륙 미국에 배를 타고 7주 이상을 걸려야 오며, 배 한번 타기 위해 몇 년간의 기다림을 견디기에 책 몇 권만 유럽에서 가지고 올 수 있어도 대단한 보배로 여기던 시절에 하바드 목사의 400권은 지금은 4백만권에 견줄 수도 없을 것입니다.
저는 영국 전역을 다니면서 Book hunting을 하곤 했습니다. 수백 년 때묻은 책들을 고서점에서 발견하곤 할 때에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존 웨슬리의 원본 책을 발견하고는 가장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그 책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유대인 기도 서적인 시두르(Siddur) 전집은 희귀본 중에 희귀본이었습니다. 물론 많지는 않지만 2백년, 3백년 그리고 100년 이상 된 여러 책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모은 책들은 몇 만권이 넘게 되어 지금의 Grain of Wheat College and Graduate School의 도서관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열왕기상 4장 32절에 보면 솔로몬 왕은 3,000개의 잠언을 지었다고 말합니다(이 부분은 사본에 따라 다르게 나옵니다). 솔로몬은 그의 아버지 다윗처럼 작가이자, 시인이자, 과학자이자, 예술가이자, 건축가이며 또한 통치자였습니다. 그는 전도서 12장에 수많은 책을 지었다고 합니다. 솔로몬이 쓴 책이 우리에게 전해 내려 오는데 미쉬레이(מִשְׁלֵי)라고 알려진 잠언과 실제로는 두 권이 하나가 된 전도서가 구약 성경에 있습니다. 전도서는 코헬렛( קֹהֶלֶת)이라고 부르는데 먼저 우화집(A collection of fables) 그리고 두번째는 삶의 지혜(wisdom of life)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 전도서 12장에 솔로몬이 고백하는 내용이 깊숙이 다가옵니다. 솔로몬이 지식을 가르치고, 묵상하고 궁구하였으며 잠언을 3천편이나 지었으며 미학을 추구하여 예술과 건축과 문학을 추구함을 고백합니다. 책을 짓는 일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일은 피곤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탈무드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에게 지금 전해 내려오지는 않지만 솔로몬은 천 권의 책을 지었다고 하니 과히 그의 학문의 깊이와 지경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짓는 것도, 지식을 추구하는 것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도 아닌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앎의 내용과 깊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행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주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예언도 폐하나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할 것이지만 (고전 13:8) 오직 사랑은 영원할 것이며 또한 우리가 행한 모든 것들과 주님 앞에 서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전도자는 지혜자이어서 여전히 백성에게 지식을 가르쳤고 또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여 잠언을 많이 지었으며 전도자는 힘써 아름다운 말들을 구하였나니 진리의 말씀들을 정직하게 기록하였느니라. 지혜자들의 말씀들은 찌르는 채찍들 같고 회중의 스승들의 말씀들은 잘 박힌 못 같으니 다 한 목자가 주신 바이니라. 내 아들아 또 이것들로부터 경계를 받으라 많은 책들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하느니라.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간에 심판하시리라.” (전도서 12: 9-14)
보스톤에서 김종필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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