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한 사람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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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저널=정이신 목사] 교만한 사람의 시각 » 75회
교만한 사람은 자기 생각만으로 성경을 읽고 해석…
우리가 속한 은하계에는 엄청나게 많은 빛과 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보고 들을 수 있는 영역은 그다지 넓거나 크지 않습니다. 인간에게는 가시 및 가청영역이 있는데, 보고 들을 수 있는 빛의 파장과 소리의 주파수는 이곳뿐입니다. 우주와 지구에는 다양한 빛과 소리가 있지만, 인간은 그걸 모두 보고 듣지 못하고 아주 일부만 보고 듣습니다…
어떤 이는 성경의 가르침을 말할 때 이것을 예화로 인용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숨기시는 분이고(이사야서 45:15), 이 세상에는 주님이 가르쳐 주지 않은 일이 많다고 하면서(신명기 29:29) 이 사례를 인용합니다. 교만한 사람도 인간이기에 우주에 있는 빛과 소리를 다 보고 듣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자신들이 보고 듣는 제한된 정보가 모두 바른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물이 섭씨 100도에서 끓는다고 배웠고 모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과 철학이 만나는 과학철학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런 통념도 꽤 제한적입니다. 물이 끓는 온도는 과학에서 개념적으로 그렇게 정의한 것이기에 섭씨 100도가 안 됐는데도 끓거나, 100도가 넘어갔는데도 끓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간이 물이 끓는 조건을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도 아닌데, 자연 상태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교만한 사람들이 자신들은 옳다고 주장하는 저들의 감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들은 자신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서 정확하게 판단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눈과 귀로 들어온 정보를 저들의 뇌가 해석해 확인한 것입니다.
몇 년 전에 인터넷에서 두 가지 줄무늬로 이뤄진 옷 한 벌을 보여주고, ‘어떤 색깔로 보이느냐?’고 묻는 퀴즈가 유행했었습니다. 그때 한 벌의 옷을 두고 색맹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각기 다르게 그 옷의 색깔을 눈이 아닌 뇌로 해석해 판단했습니다.
인간이 지닌 뇌는 스스로 세상을 알아볼 수 없기에 인체의 센서(sensor)들이 제공해 주는 입력값을 통해 현실을 알아냅니다. 하지만 인간의 오감은 불완전하고 불량으로 판명되는 거짓 정보를 진짜인 것처럼 감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뇌는 자신의 몸이 지닌 오감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보를 토대로 다시 해석합니다. 이 과정에서 교만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뇌가 가지고 있는 기존 정보인 저들의 선입견을 마치 진리를 밝혀내는 프리즘인 것처럼 취급합니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표현하면 ‘인간이 사물(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건)을 뇌로 해석한다’란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모두 인간이 가진 뇌의 해석을 거쳐야 사물(건)의 식별이 가능하기에, 우리가 무엇을 보고 들었을 때 뇌는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사물(건)을 해석한 후, 다음으로 어떤 행동을 하라고 몸에 지시를 내립니다.
크리스천은 이때 뇌가 가진 정보에 성경 말씀을 포함 시키지만, 교만한 사람은 자기 생각만으로 성경을 읽습니다. 성경이 주도한 시각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뇌가 주도한 시각으로 성경을 편집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런 기법을 이용해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사기꾼들이 사이비ㆍ이단 교주들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오감을 통해 입력된 정보가 아니라 뇌의 해석을 거쳐 출력된 정보로 구성된 세상입니다. 그래서 과학이 밝혀낸 사실을 통해 정리해 보면 성경에서 말한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언행은 몸짓에서 시작되는 게 아닙니다(참조. 6:17∼18절).
먼저 자신의 뇌에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의 기준으로 집어넣지 않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이런 사실을 확인해 주는 실험이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수박을 진공 포장한 뒤 냄새도 맡지 못하게 하고 눈을 가린 채 먹게 했더니, 실험자들이 모두 쇠고기인 줄 알고 먹었습니다.
혀가 느끼는 맛도 감각기관을 통해 뇌에서 해석한 것인데, 뇌에 주어지던 음식에 관한 시각과 후각 정보가 사라지자 뇌는 혀의 미각으로만 맛을 판단했고, 그 때문에 진공 포장한 수박과 쇠고기를 같은 것이라고 판정했습니다.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자행하는 교만한 사람이나, 사이비ㆍ이단 교주들의 판단은 늘 이런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와 거기에 수록된 정보는 늘 불완전합니다. 그러니 이것에 성경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과 해도 좋다고 허락하신 것을 구별해야 합니다. 나아가 허용과 허락까지 분별하면 더 좋습니다. 하나님이 허용한 다른 해석은 존중하되 틀린 해석은 거부해야 합니다.
사이비ㆍ이단 추종자들은 이런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메시아라고 칭송하는 교주들의 모습을 성경을 대신한 판단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이런 모습은 눈을 가린 채 진공 포장된 수박을 먹으면서, 쇠고기라고 혼자서 외치고 있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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