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Shubert, 겨울나그네, D.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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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저널=조기칠 목사] F. Shubert, 겨울나그네, D.911 »
늦가을 잘 어울리는 음악 한 곡 추천하라면…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자신이 직접 구성한 것으로는 그의 마지막 가곡집입니다.
슈베르트가 그의 생애를 마감하던 즈음인 1827년에 쓴 겨울 나그네는 4년 전에 쓴 연가곡 집‘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처럼’ 어떤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에서 독일 시인인 뮐러의 시를 사용해서 가사를 만듭니다.
그렇다고 주인공의 여정을 시간적인 순서에 의해서 배열하지도 않고, 24개의 삽화처럼 구성하였습니다.
때와 장소도 밝히지 않은 것을 보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될 수도 있겠고 슈베르트 자신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어느덧 늦가을 뒤로 남긴 채 겨울이 시작되는 듯합니다.
이곳 뉴욕의 겨울은 매섭기로 유명합니다.
오늘 오후에 친구를 만나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밖에서는 새하얀 눈발이 하얀 꽃잎이 되어서 날리고 있었습니다.
겨울이 시작된 건가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면 다시금 손이 가는 음반들이 몇 개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반드시 꺼내 들고 턴테이블에 올리는 음반은 역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winterrreise)입니다.
그 어떤 음악보다 더 슈베르트다우며, 겨울의 이미지를 시리도록 가슴속까지 잘 표현하고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은, 흔히 가곡의 왕이라고 알려진 슈베르트의 정서가 남김없이 나타나 있는 명곡 중의 명곡입니다.
’겨울 나그네‘의 주인공은 너무나 힘들고 삶이 버거워서 비탄에 빠집니다.
그리고 자신의 고통을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데가 없어, 처절하게 절규하며 혼자 겨울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를 맞아준 것은 세차게 휘몰아쳐 오는 눈바람뿐입니다.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자신이 직접 구성한 것으로는 그의 마지막 가곡집입니다.
슈베르트가 그의 생애를 마감하던 즈음인 1827년에 쓴 겨울 나그네는 4년 전에 쓴 연가곡 집‘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처럼’ 어떤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에서 독일 시인인 뮐러의 시를 사용해서 가사를 만듭니다.
그렇다고 주인공의 여정을 시간적인 순서에 의해서 배열하지도 않고, 24개의 삽화처럼 구성하였습니다.
때와 장소도 밝히지 않은 것을 보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될 수도 있겠고 슈베르트 자신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겨울을 배경으로 방황하면서 방랑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주인공은 실연의 아픔과 인생에 무거운 짐을 안고 참담한 현실에 부딪힙니다.
그는 24곡이 진행되는 동안 여행을 계속하면서 겨울처럼 황량한 세상을 구경합니다.
어쩌면 오직 그 자신만이 세상이 참담하고 황량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 24곡의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두 번에 나누어서 작곡한 것처럼 12곡씩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의 12곡은, 주인공인 나그네가 겨울의 ’밤 인사‘를 드리며 떠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두 번째 곡이’풍향계‘이고, 제5곡이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보리수‘이며, 제6곡이 ’넘치는 눈물‘입니다.
마지막에 주인공인 나그네는 ’거리의 악사’를 만나서 그 노인의 힘없고 하염없이 쓸쓸해하는 모습을 가슴속에 담습니다.
그리고 그 쓸쓸한 노인 악사의 연주에서 자기 자기 모습을 떠올립니다.
물론 노인의 쓸쓸한 연주는 결론 없이 그렇게 끝납니다.
주인공이 경험한 세상에는 풍향계도 있고, 나무도 있고, 무덤도 있고, 거리의 악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슬프고 구원받을 길 없는 자기 자기 모습을 보며 또 한탄하고 절망합니다.
그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자아와 마주합니다.
그리고 그의 뇌리에 스치는 것은 죽음입니다.
그는 이름도 없습니다.
직업도 없습니다.
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목적지도 없이 그냥 정처 없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익명성이야말로 이 곡을 듣는 누구의 가슴에서나, 주인공의 슬픔과 주인공의 방황과 방랑이 자신의 것인 양 느끼게 만드는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겨울 나그네의 주인공이고, 슈베르트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슬픈 사람, 실연한 사람, 절망한 사람 그래서 인생의 겨울 아픔을 등에 지고 정처 없이 걸어가는 겨울 나그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음반은 독일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피셔디스카우의 노래를 올려드립니다.
아쉽게도 그분은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나셔서 그의 슈베르트의 가곡을 더 이상 직접 들을 수 없게 되어서 아쉽게 생각합니다.
피아노 반주는 알프레도 보란 델입니다.
그는 연주 활동은 은퇴하셨지만, 지금도 생존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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