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 영역은 문화 명령의 예외 지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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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이창배 발행인] “AI, 디지털 영역은 문화 명령의 예외 지대인가?” » 유크기획 스페셜: AI, 디지털 시대를 다스리라!
AI, 디지털 영역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을 정립하는 일은 매우 시급하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1:28)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AI와 디지털의 혁신이 가져온 놀라운 세계를 맞이했다. 가히 이제껏 전무후무했던 전인미답 인류 역사의 새로운 장이다. 지금은 몰라도, 사실상 언젠가 우리가 요즘을 가리켜 인류 역사상 가장 변혁적인 순간 중 하나였다고 되돌아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인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인류의 번영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무언가를 탄생시켰다고 세상이 온통 들떠 있다. 사람이 모이는 데마다 인공지능과 각종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생성 프로그램이 화제다. 최근에는 글 몇 줄을 프롬프트로 넣으면, 자동으로 1분짜리 동영상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생성되는 등 놀라운 일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완전히 신기한 세상을 보는 중이다.

사어가 된 유비쿼터스
오래 전 일이지만, 1980년대 IBM이 PC를 내놓게 되면서 시작된 컴퓨터의 발전 역사는 그 종착점을 유비쿼터스에 두었다. 이는 ‘(신은)어디에나 널리 존재한다’는 라틴어 ubiquitarius의 영어식 변형 ‘Ubiquitous’와 컴퓨팅이 결합된 단어로 ‘언제 어디서든 어떤 기기를 통해서도 컴퓨팅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했다. 또한, 여러 기기나 사물에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을 통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환경을 말하자 그땐 그런 개념이 너무도 생소했던 까닭에 마치 판타지 소설을 쓴다고 생각했다. 도무지 현실성이 없어 보여 그저 공상과학 속에 등장하는 비현실쯤 정도로 여겼던 것도 사실이다.
이때 유비쿼터스 컴퓨팅 철학에 대한 초석을 제안하였던 사람은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Nicholas Negroponte) MIT대 교수이다. 그는 1974년에 네덜란드의 한 세미나에서 “우리는 유비쿼터스 적인 (어디든 존재하는) 분산된 형태의 컴퓨터를 보게 될 것입니다. 아마 컴퓨터라는 것이 장난감, 아이스박스, 자전거 등 가정 내 모든 물건과 공간에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언급하면서 지금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철학에 대한 초석을 제안하였고, 또 한 사람, 미국의 마크 와이저(Mark Weiser)는 1988년에 이 개념을 컴퓨팅과 연결시켜 연구하고 적용하였다.
그는 당시 그는 제록스의 팰러앨토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컴퓨터 패러다임의 제3의 물결로서 네트워크 기반의 확장형 컴퓨팅 환경을 뜻하며, 머지않아 수 백 대의 컴퓨터가 한 명의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시대 즉,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세계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namu.wiki/w/유비쿼터스)
이제는 AI, 디지털 전환 시대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이때쯤 우리 교회 들에서는 컴퓨터를 마치 사탄의 도구라 여겨 이를 배우자, 배척하자 논란이 뜨거웠다. 그러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눈이 부시도록 발전을 거듭한 컴퓨터 기술은 인터넷과 결합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발전했다. 이는 더 이상 유비쿼터스란 용어가 무의미해진 순간이었다. 그런데 곧, 이어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 의해 아이폰이란 이름의 스마트폰이 세상에 등장하면서 세상은 다시 주머니 속에 들어간 컴퓨터, 누구나 가지고 다니는 손 안의 컴퓨터에 열광하게 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그 얼마나 눈부신 비약이었는지 모른다. 오늘에 이르러서는 어떤 가? ChatGPT의 출현은 3차 산업에서 4차 산업으로 넘어가게 되는 결정적인 전환점에 이르게 됐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두 가지 점에서 교회와 크리스천들에게 물음을 던지고자 한다.
첫째, 창조주 하나님의 원대한 창조 계획 속에 이미 아담과 하와에게 주신 문화적 명령(창1:28)에는 AI와 디지털 영역을 포함하는 뜻이 담아져 있었을까?
먼저 성경 창세기 1장 28절을 살펴보자면, 아담과 하와에게 주어진 문화명령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라는 지시를 포함한다. 이 명령은 본질적으로 창조물의 관리와 경영을 사람에게 위탁한 것으로, 인류가 살아가는 세계를 일괄해 경영할 책임이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성경적 관점에서, 당시 AI와 디지털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은 말씀의 맥락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 명령에 내포된 창의성, 혁신, 관리의 원칙을 적용해 본다면, 오늘날 현대 영역에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달리 말하자면,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인류가 이 문화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최신 결과를 대표한다고 하겠다. AI와 디지털 기술은 창조물을 돌보고, 삶을 향상시키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이다. 따라서, AI와 디지털 영역이 창세기 문화명령에서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아담과 그 후손들로 하여금 생육하고 번성하여서 창의적이고 책임감 있게 피조물 세계를 관리하고 발전시키라는 명령의 본질은 이러한 기술을 하나님의 뜻에 걸맞도록 신중하고 윤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살펴보게 된다.
둘째, 오늘날 우리는 AI와 디지털 영역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실현시킬 수 있겠는가?
오늘날의 맥락에서 AI와 디지털 영역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것은 이 기술들을 인간의 번영, 정의, 공동선을 증진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평등을 촉진하며, 창조물을 보호하는 원칙으로부터 AI를 개발하고,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사랑, 관리, 봉사라는 기독교 청지기의 정신은 AI의 윤리적 개발 및 적용을 지도하며, 이 기술을 이용해 광범위하게 소외된 이들을 끌어안고, 상처받고, 병든 이들을 치유하며, 인간성의 분열로 가져오는 온갖 불의와 다툼과 폭력과 전쟁 등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간극을 메우는 데에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과 기준을 두고, AI 기술은 생명을 구하고 고통을 경감하는 의료 발전부터, 지구의 자원을 관리하는 환경 기술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목적과 일치하는 무수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 가치, 예를 들어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4)와 같은 정의와 공의의 가치와 조화를 이루는 기술과 관행을 우선시하도록 AI와 디지털 영역이 창조주 하나님의 선함과 사랑을 반영하도록 하는데 기독교적 윤리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준을 둔 원칙을 세워야 한다.

AI, 디지털에 대한 윤리 설정돼야
결론적으로, 비록 AI와 디지털 영역이 전적으로 인간의 천재에 의해 만들어진 창의적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하나님의 선한 세계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만들어진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며, 우리가 창조한 모든 것은 좋든 나쁘든 인간의 손을 통해 흘러나온 하나님의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하나님께 속하며 여기에는 이제 새로운 영역, 즉 디지털 영역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또한 모든 것이 죄로 인해 손상되었다는 사실, 즉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된다. 우리가 만든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착취, 탐욕, 조작, 인간 육체의 상품화를 위해 디지털 영역을 사용해 왔으며, 현재 AI가 언젠가 지각을 가질 수 있다고 믿든 상관없이, 모든 인공지능능도 죄로 인해 손상된 이 세상의 일부라는 점이다.
그래서 걱정이 되고, 일말에 두렵기조차 한 것은, 디지털 세계는 망가졌고 우리의 물리적 세계나 육체적 세계가 만드는 것과 같은 가시와 엉겅퀴를 계속해 생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하나님이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것을 구속하는 영역 안에는 디지털 영역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 또한 디지털 공간을 중심으로 한 진지한 기독교적 ‘세계관’이 필요함을 이를 대하는 시시각각 느끼게 됨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그 시작일 뿐, 초기라서 마치 찻잔에 이는 미풍이라고 느낄지라도, 언젠가 커다란 태풍으로 발전된다면 그 때는 속절없이 교회가 더욱 세속화된 인공지능의 위력과 위세 앞에 무너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디지털 영역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을 정립하는 일은 매우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이를 위한 우리 한국교회의 진지한 노력이 최우선적인 우선 순위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전 교회적 역량을 모아 결과물을 산출하고, 이를 교회와 자라나는 다음세대에 가르쳐야 할 것을 촉구한다.
글 이창배 목사/ 본지 발행인
표지 이미지: Adobe Firefly 생성/ 어둡던 디지털 세계에 밝은 빛이 비춰오며, 아름다운 한 송이의 신선한 꽃이 피어나는 장면(38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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