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 대한민국 치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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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꼴(11%) 치매 환자!
치매, ‘영혼을 갉아 먹는 질환’이라고 까지 불린다. 그래서일까, 더 공포스럽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까마득히 사라지는 것은 마치 죽음 그 자체와 비슷해 보인다. 죽음은 내 존재가 없어지기라도 하겠지만, 치매는 나는 존재하지만 나를 내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다.
[시사토픽] 목회데이터연구소 넘버스123호-대한민국 치매 실태 조사 발표 » 2019년 <눈이 부시게>에서 연기자 김혜자 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연기한 이 드라마는 특별했 다. 치매를 바라보는 이의 시선이 아닌 치매 환자의 시선에서 극을 풀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 까 극의 마지막 김혜자 씨의 내레이션이 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치매, ‘영혼을 갉아 먹는 질환’이라고 까지 불린다. 그래서일까, 더 공포스럽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까마득히 사라지는 것은 마치 죽음 그 자체와 비슷해 보인다. 죽음은 내 존재가 없어지기라도 하겠지만, 치매는 나는 존재하지만 나를 내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다.
또 한 가지 두려운 이유는 나도 ‘치매’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즉 누구에게나 언젠가 다가올 수 있 다는 보편성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뾰족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도 두려운 이유 중 하나다.
이번 목회데이터연구소 [넘버즈] 123호에서는 치매 통계와 예방에 대한 데이터를 다루었다. 치 매가 교회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중앙치매센터의 통계를 보면 2019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의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국민 10가족 중 1가족은 치매환 자가 있다.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해야 하는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 중 치매 환자 또는 그 가족이 교회 내 존재한다. 그들을 향한 돌봄의 손길은 교회가 해야 할 사역 중 하나 일 것이다. 이 보고서가 지역 사회와 연계해 돌봄 사역의 장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1-1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꼴(11%) 치매 환자!
•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0’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 상 노인 인구 약 772만 명 중 치매 상병자는 86만 명으로 11% 수준이었다.
• 2010년 이후 2019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배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동안 치매 상병자는 3.3배 늘어나 치매 상병자가 2.4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 치매상병자 : 의료 기관에서 치매 진단 및 치매 진료를 받은 환자를 말함, 이하 본 보고서에서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치매상병자’를 ‘치매환자’로 표기함
1-2 치매 환자, ‘여성’이 71%, 70세 이상이 전체의 82% 차지!
• 전체 치매 환자 수(40세 이상)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29%, 여성 71%로 7:3 비율로 여성이 훨씬 많다.
• 연령별로는 ‘80대’가 4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70대’가 30% 등의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70대 이상 이 82%를 차지하고 있다.
1-3 80세 이상 고령층, 4명 중 1명 치매!
• 60대 까지는 치매환자가 2% 이하로 매우 미미하지만, 70대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80대에 들어서면 26%까지 치솟는다.
• 80대 이상 여자의 경우 10명 중 3명 꼴(30%)로 치매환자이다.
2.
2-1 우리나라 10가족 중 1가족 이상, 치매 환자 있어!
•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있다는 응답에는 12%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10가족 중 1가족 이 상에게서 치매 환자가 있다고 볼 수 있다.
• 가족뿐 아니라 가까운 친척까지 확대하면 치매환자 비율은 18%까지 늘어난다.
2-2 치매 환자가 있는 장소, ‘집’ 63%!
• 가족 또는 가까운 친척 중 치매환자가 있는 응답자에게 치매 환자가 어디 있는지 질문한 결과, ‘집’이 63% 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요양원’ 21%, ‘요양 병원’ 19%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시설보다는 직접 살고 있 는 ‘집’이 훨씬 높았다.
• 본인이 치매 진단을 받을 경우 치매 치료를 어디서 받고 싶은지 질문했는데, ‘요양 병원’이 66%로 가장 높 았고, 다음으로 ‘사회복지기관(요양원, 보호센터)’ 56%, ‘대학 병원’ 22% 순이었으며 ‘집’은 10%로 매우 낮았다. 그만큼 자신의 치매 발병 시 집(가족)에 피해를 덜 주고 싶은 마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
3-1 가장 두려운 질환, ‘치매’가 1위!
•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노인 질병과 관련된 치매, 암, 뇌졸중, 당뇨병, 심장병 등 5가지를 제시하고 가장 두 려운 질환이 무엇인지 질문했는데, ‘치매’ 46%, ‘암’ 28%, ‘뇌졸중’ 13% 등의 순으로 치매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중 치매 환자가 있는 응답자의 경우 ‘치매’ 60%, ‘암’ 17%, ‘뇌졸중’ 13% 등의 순으 로 응답해 ‘치매’ 응답률이 14%p나 더 높았다.
3-2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절대 다수, ‘내가 치매에 걸릴까 봐 두렵다’ 88%!!
•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치매와 관련 인식을 살펴보면, 대다수(88%)가 ‘자신이 치매환자가 될 수 있다’는 두 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변에서 치매환자를 보면 ‘나도 저렇게 될까 두렵다’가 62%로 가장 높아 치매를 자신에게 도래할 미래의 병으로 인식하는 50대 이상 장노년층이 절반 이상이었다.
4.
4-1 치매 환자/가족의 가장 염려 사항, ‘경제적 부담’ 57%로 가장 높아!
• 가족이나 본인에게 치매 진단이 내릴 경우, 염려되는 점으로 ‘경제적 부담’이 5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 로 ‘간병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49%, ‘가족을 못 알아볼 수도 있다는 두려움’ 42% 등의 순이었다.
• 실제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으로는 2019년 기준 ‘2,072만 원’으로 추정되었는데 이는 2019년 4 분기 월소득 기준으로 연간 가구 소득을 산출한 5,366만 원의 39%, 60세 이상 노인 가구의 연소득인 4,151만 원의 50%수준이다. 치매 환자가 생길 경우 가계에 매우 큰 부담이 되는 비용이다.
4-2 치매에 걸리는 것은 자식들에게 큰 짐이다 87%!
• 한국인들은 치매에 대해 한 가정을 무너뜨리는 무서운 질병(74%)이라는 인식이 높으며, 치매에 걸리면 자 식들에게 큰 짐이 될 것(87%)이라는 높은 부담감을 지니고 있다.
• 또 응답자의 3명 중 2명 가량(66%)이 한국사회가 곧 ‘치매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으며,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부양책 마련이 필요하다(91%)는 인식이 높다.
4-3 그러나, 치매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40%)도 상당수 존재!
• 치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치매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40%)거나 ‘치매에 걸렸어 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인식(72%)이 높은데. 이는 치매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극복하고 받아들여 야 한다는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 또 치매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질병’(30%)이라는 인식, 즉 치매에 대한 긍정적인 수용적 태 도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5.
5-1 치매 위험도 음주시 2.2배 증가!
• 중앙치매센터의 치매 가이드북에 따르면, 치매를 높이는 위험 인자 중 ‘뇌손상’이 2.4배로 가장 높았다. 다 음으로 ‘음주’ 2.2배, ‘운동 부족’ 1.8배 등이었다.
• 즉 음주가 우울증, 고혈압, 흡연 보다도 더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
5-2 치매를 줄이기 위한 333법칙!
• 치매를 줄이기 위해서는 333 법칙이 있는데, ‘3권’(운동, 고른 식사, 독서)을 즐기고, ‘3금’(절주, 금연, 뇌손 상 예방), ‘3행’(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 발견)을 챙길 것을 권하고 있다.
시사점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노인 관련 질병은 무엇일까? 단연 치매이다. 옛날에는 ‘노망났다’, ‘망령들었다’ 고 불리웠던 치매는 오늘날 한국 사람들이 암, 뇌졸증보다 더 두려워하는 질병이 되었다. 노인 인구가 적었고 수명이 짧았던 과거에는 치매 환자도 적을 수밖에 없었지만 전 세계에서 유래없는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환자가 급속하게 늘 수밖에 없다. 최근 10년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배 증가했는데, 치매환자는 3.3배가 늘어 치매환자 증가속도가 고령층 인구 증가 속도보다 2.4배가 빠르다.
치매 환자의 문제는 사회 다른 분야보다 교회에서 더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올해들어 만19세 이상 국 민 가운데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29%인데, 기독교(개신교)는 38%1)일 정도로 교회의 고령화 정도는 심각하다. 교회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교인 가운데 치매 환자는 증가한다. 실제로 교회에 잘 나오시던 어르신 이 치매에 걸려서 교회에 나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그러므로 치매 환자와 그 가족에 대 한 돌봄은 앞으로 목회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목회적 주제가 될 것이다. 이에 치매와 관련하여 세 가지 목회적 이슈를 제안한다.
첫째,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심방 예배가 요구된다. 치매에 걸리면 환자가 예배드릴 상황이 되지 못한다. 가족들은 치매 가족을 다른 교인들에게 노출시키기 꺼리는 마음이 들고 치매 가족으로 인해 예배를 방해하거나 교인들에게 폐를 끼칠까봐 염려가 되고 한편으로 치매 가족을 돌봐야 하므로 교회에 가지 못한다.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온전한 예배를 드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해 목회자가 자주 방문하여 심방 예배를 드릴 때 치매 환자와 가족은 예배가 주는 기쁨과 평안을 누릴 수 있다.
둘째, 치매 가족에 대한 위로가 필요하다. 가족이 치매 판정을 받으면 돌보는 가족(대개의 경우 주부)은 ‘왜 하필이면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는 심정이 자주 든다고 한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로 인해 피곤 할 때, 다른 가족들이 도움을 주지 않을 때는 화가 나기도 하며 환자에게 충분히 잘 해 주지 못할 때는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그 외에도 우울, 슬픔, 낙담, 무기력, 의욕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심한 경우 불안, 신경쇠약, 불면, 식욕저하, 심지어 자살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로 인해 사회 활동을 점차 하지 않게 되고 친구나 의지할 만한 사람이 줄어들어 외롭고 혼자인 것 같은 느낌도 가지게 된 다.2) 이런 정서적 불안을 목회적 돌봄으로 위로하고 덜어주는 것이 가족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재정 여건상 대형교회에서 가능할 수 있지만, 치매 환자를 위한 요양시설 혹은 돌봄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할만한 일이다. 치매 환자를 가정에서만 돌볼 경우는 주거와 식생활만 해결해 주는 수준에 그치게 되고 치매 환자의 행복은 염두에 두지도 못한다. 교회가 치매환자 돌봄시설을 운영할 경우 치매 환자에게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해서 가족과 환자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가족들은 돌봄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활력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이런 공공 돌봄서비스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무장된 교회가 다른 기관보다 더 잘 할 수 있다.
치매 환자의 수가 적고 여성의 사회 활동이 적을 때는 치매 문제가 개인과 가정에서 커버가 됐지만, 이제 치매는 더 이상 가정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고 공동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이슈가 되었다. 교회는 치매 문제를 목회적, 선교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교회의 대 사회적 책임이라 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1) 한국갤럽, ‘갤럽리포트’ ‘한국인의 종교 1984~2021’(전국 만19세 이상 1500명, 면접조사, 2021.03)
2)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 ‘돌봄사전’(https://www.nid.or.kr/info/new_guide_list9.aspx)에서 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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