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0, 그리고 쎄르모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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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저널=김수길 선교사] 영화 300, 그리고 쎄르모필레 » 그리스 이야기(20) »
쎄르모필라이(Θερμοπ λαι)는 ‘문’ 또는 ‘뜨거운 통로’ 의미하는 단어…
쎄르모필레(Θερμοπύλες)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지명이지만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나 전쟁사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지역의 이름이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에 뉴스위크지의 한 기고가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쎄르모필레’의 징크스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적이 있다…
쎄르모필레(Θερμοπύλες)의 역사
쎄르모필레는 그리스 중동부에 위치하는 지역 이름이다. 고대어로는 이곳을 “쎄르모필라이(Θερμοπ λαι)는 문 또는 ‘뜨거운 통로, 의미하는 단어이다. 뜨거운 온천이 솟아 나오는 것에서 쎄르모필라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를 이어주는 E 75번 동부 해안 도로를 타고 200킬로 미터를 달려오면 썩은 계란 삶는 냄새가 진동하는 반경 1킬로 정도의 지역에 이른다. 이곳이 쎄르모필레 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멀리서도 뜨거운 온 천에서 올라오는 하얀 수증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혀에 닿으면 알싸한 천연 유황온천이 아무런 여과 없이 고스란히 바다로 흘러간다.
이곳에서 벌어진 사건이 역사에 기록된 것은 기원전 약 480년경인데 페르시아군의 수만 명이 스파르타를 비롯한 아테네, 테바이, 등지에서 뽑혀온 그리스 군대에 의해 전사를 한 곳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300명 만이 엄청난 대군과 싸우지만 실제로는 4천의 군대가 4교대로 싸웠다. 이 전투는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Λεωνίδας)가 진두 지휘하였다.
기원전 491년 다리우스 1세는 모든 그리스 도시 국가에 특사를 보내 복종의 표시로 ‘흙과 물’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그리스 대부분의 도시 국가들은 다리우스에게 그 땅의 흙과 물을 줌으로써 복종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다리오의 사신들을 죽였다. 특히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는 우물에 살아있는 사신들을 집어 넣을 때 ‘모론 라베 (Μολὼν λαβ,)‘네가 와서 직접 가져가라’는 유명한 말을 한다. 모논 라베는 레오니다스라는 이름을 대신하여 그의 동상에 기록돼 있다.
쎄르모필레는 카리모도로스(Καριμ δωρο) 산과 늪지와 된 바다가 양쪽에 펼쳐있어 많은 군대가 통과 할 수 없는 천연의 요새이다. 이 좁은 협로에 그리스 연합군이 지키고 있기에 페르시아 군대는 완전히 고립감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었다.
지리적으로 유리한 고지에서 싸우던 그리스 연합군에게 에피알티스(εφιάλτη ς)라는 배신자가 현지인만 알고 있는 샛길을 페르시아군에게 알려줌으로써 그들의 군대가 그리스 연합군의 후방으로 들어오자 레오나디스는 다른 도시 국가의 모든 군대는 돌려보내고 배신의 기미가 농후한 띠바이(테베Θήβα)의 700명은 그들과 같이 싸우게 한다. 그리스인을 배신한 에피알테스라는 이름은 지금까지도 배신자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현재 에피알티스는 악몽이라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는 끝까지 남았던 그의 군사 300명과 장엄한 전사를 당한다. 그러나 상대 페르시아군은 헤아릴 수 없는 병사들이 전사를 당했다고 그리스 역사가 ‘헤르도트스(Herdots)’는 그의 저서 ‘역사 (ιστορία)’에 기록하고 있다. 페르시아의 크세르섹스 왕은 적이라도 용감하게 싸운 상대는 자신에 버금가는 장례식을 치러 주었지만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만은 목을 잘라 말뚝에 박고 그 사이로 군대를 통과 시켰다.
그 옛날 전쟁이 일어났던 길가에는 절두된 형상의 그의 동상과 조금 떨어진 곳에는 그의 전투 시의 모습이 두 개의 동상으로 나란히 서있다. 이 동상들을 지나쳐 맞은편 작은 주유소를 끼고 산속으로 들어가면 수 천 년 동안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는 온천 폭포수가 나타난다. 이곳은 노인들과 환자들을 위한 요양소로 운영되다가 이제는 난민들이 살고 있는 난민촌으로 사용 되고 있다.
평소에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이곳으로 여행 온 여행객들과 이곳을 오가는 장거리 트럭 운전자들이 스스럼 없이 옷을 벗고 몸을 담가 그들의 지친 여행의 피로를 풀고 가는 곳이다. 마치 전쟁에 지친 스파르타 병사들처럼,수천 년을 변함없이 흘러내리는 온천 ‘쎄르모필레’에서 생각나는 것은, 많은 장비와 인력을 가지고도 어려움에 부닥쳤던 제국 페르시아의 황제 크세르섹스의 심정이 오늘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오! 나그네여! 스파르타에게 말해다오! 우리가 여기에 누웠다고, 약속을 지켰다고.
Ὦ ξεῖν’, ἀγγέλλειν Λακεδαιμονίοις ὅτι τῇδε κείμεθα, τοῖς κείνων ῥήμασι πειθόμενο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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