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詩壇=김부식 선교사] 해거름 »
해거름
나그네 신음소리 하늘을 이고
붉은 볕이 흩어진 설산은 익는다
이때쯤 반변천 돌밭을 걷던
그대의 눈빛이 그립다
추억이 숨긴 주파골 저녁놀은
유년의 하늘을 흔든다
남이포에 빠진 강물은 붉고
조고리 거랑 시린 여울소리에
아슴푸레한 기억이 떠있다
고향의 들숨 속으로 기진한 걸음이 흩어진다
저자 김부식/ 본지 중앙아시아 지국장
*해거름/해가…
[새벽詩壇=김부식 선교사] 한가위 »
한가위
천산을 삼켜 불룩해진 둥근 달 너머에
드문드문 쏟아지는 그리운 이가 있다
어머니 밭머리에 묻어 둔 누런 호박이 누워있고
유년의 비틀거리던 황톳길이 접혀있다
하얀 가슴으로 빨려들어간 교복이 널려있고
돌담새 서걱이던 나미의 추억이 흩날리고 있다
형님 힘겨운 지게 이야기가 나부라져 있고
벽마다 올석을 매단…
[새벽詩壇=김부식 선교사] 노을 » 부제: 서진西進 »
노을
서쪽은 고요히
긴 옷고름을 풀고
붉은 시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산 위 붉은 주름 겹겹이 쌓여
조각구름 남김없이 붉게 삼켜
광란의 초승달만 남겨졌다
어둠을 뱉어낸 저 땅
질곡을 넘는 아픔으로 다가와 …
[새벽詩壇=김부식 선교사] 우리 »
우리
둘의 걸음
황홀한 추억을 풀어
사무친 가슴을 털어낸 아침이다
갈한 혀 끝 장단마저 우리의 흔적
향기나는 조각들이다
쪽빛 하늘에 가슴을 밀어
데워진 가슴을 뿌려보자
그러다 쓰러지면 누워서라도
흔들리는 흔적들을 쏟아내자
어느 날 이 애달픈 삶
아슴푸레 사랑으로 떠 다닐테니…
[새벽詩壇=김부식 선교사] 길 »
길
카작사막에 희부연 서남풍
비구름 몰고 온 새벽
천산아래 회색 풀 한포기
그리움 털어놓고 길게 누웠다
질펀한 아바야 길을
노래하다 안개에 갇히고
지워진 발자국 무채색이 되어
알마티 이른 시간은 무채색을 걸쳤다
저자 김부식/ 본지 중앙아시아 지국장
*아바야 길은 알마티에서 가장 많은 차량통행이 있는 중심도로인데 아바야…
[새벽詩壇=김부식 선교사] 추억 »
추억
아침 햇살 매달린 창가로
지그시 눌러둔 이름 하나
내 걸음마다 뽀얀 기억으로 잠겼던
그리운 흔적 하나 있다
그리움 한 묶음 던져 꽃잎 터트린 아침
가을 선율이 진하게 그어진 노래이다
아침마다 캐는 시어가 춤을 추고
기억하는 손길마다 하늘이…
[새벽詩壇=김부식 선교사] 어머니 »
어머니
을미년 오월 스무닷새
새가 용이 되었다고 을룡(乙龍)이라신다
우린 초가집 안방에서 그렇게 서툰 미소로 만났다
샘 퍼올린 맘 빌고빌어 하늘을 울리시던 장단은
삼베적삼 쓸어내린 어머니의 타령이다
온 세상 다 안은 어머니의 등은 또 다른 세상
비뚤대는 걸음마다 서럽고
넘어진 자리마다 한숨 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