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가위
Share This Article
[새벽詩壇=김부식 선교사] 한가위 »
한가위
천산을 삼켜 불룩해진 둥근 달 너머에
드문드문 쏟아지는 그리운 이가 있다
어머니 밭머리에 묻어 둔 누런 호박이 누워있고
유년의 비틀거리던 황톳길이 접혀있다
하얀 가슴으로 빨려들어간 교복이 널려있고
돌담새 서걱이던 나미의 추억이 흩날리고 있다
형님 힘겨운 지게 이야기가 나부라져 있고
벽마다 올석을 매단 둥근 이야기가 걸려 있다
마른 모래바람이 거슬러 온
멍든 알파라비 공원으로
굵은 낙엽소리가 밟힌다
저자 김부식/ 본지 중앙아시아 지국장
*올석/올게심니의 준말/추석을 전후하여 수수, 조 따위의 이삭을 묶어 벽에 걸어두고 다음해 씨앗으로 쓰인다.